국내 상장 공모리츠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최근 유동성 축소 및 금리인상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안정적 배당수익을 추구하는 상장 공모리츠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SK리츠 상장 공모리츠 흐름 바꾸다, 증시부진에 주목받는 다음 주자는?

▲ 최근 유동성 축소 및 금리인상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안정적 배당수익을 추구하는 상장 공모리츠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pixabay>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디앤디플랫폼리츠와 SK리츠의 수요예측과 공모주 청약이 연이어 흥행하면서 이후 상장이 예정된 리츠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리츠(REITs)는 다수의 투자자에게서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한 뒤 임대료나 매각 차익을 배당해주는 신탁상품을 뜻한다.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주주들에게 배당하기 때문에 배당수익률이 높다.

지난해 이지스밸류리츠, 미래에셋맵스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 코람코에너지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등 무려 6개의 공모리츠가 상장하면서 국내 상장 공모리츠시장은 13개로 규모가 크게 늘었다.

하지만 증시 호황과 공모주 따상 열풍이 거센 가운데 안정적 수익이 장점인 리츠는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상장한 6개 리츠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평균 32.2대 1의 경쟁률에 그쳤다. 같은 해 전체 공모주의 평균 수요예측 경쟁률(805.29대 1)을 크게 밑돌았다.

공모주 청약 평균 경쟁률도 7.3대 1로 전체 공모주 평균 경쟁률(880.03대 1)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상장한 리츠 가운데 공모규모가 가장 컸던 제이알글로벌리츠는 공모주 청약에서 경쟁률 0.23대 1로 미달이 발생해 상장주관사인 KB증권과 메리츠증권이 미달물량을 인수해야 했다.

또 ESR켄달스퀘어리츠를 제외한 나머지 5개 리츠의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면서 부진한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상장된 공모리츠들은 적극적 자산편입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준수한 배당을 실시하면서 내실을 다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상장 공모리츠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7.13%를 보였다.

최근에는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안정적 배당수익 뿐만 아니라 시세차익까지 노릴 수 있는 리츠가 투자처로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올해 첫 상장 공모리츠였던 디앤디플랫폼리츠는 8월5~9일 공모주 청약에서 1조5959억 원의 증거금을 끌어모았다. 이는 상장 공모리츠 가운데 NH프라임리츠(7조7천억 원), 롯데리츠(4조8천억 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많은 규모였다.

뒤이어 상장 절차에 착수한 SK리츠는 역대급 흥행에 성공했다.

SK리츠는 8월23∼24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452대 1을 볻여 1천억 원 이상 대형 공모리츠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어진 공모주 청약에서는 경쟁률 552.01대 1, 청약증거금 19조2556억 원을 나타내면서 NH프라임리츠가 보유한 역대 최대 청약 경쟁률 및 청약증거금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특히 SK리츠는 SK그룹이 자산을 장기로 임차해 임대료를 지급하는 ‘스폰서 리츠’로 우량성과 안정성을 갖춘 데다 국내 리츠업계 최초로 분기배당을 실시하기로 하면서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얻어낸 것으로 파악된다.

디앤디플랫폼리츠 주가가 상장 뒤 꾸준히 공모가를 웃돌고 있는 만큼 SK리츠 주가도 상장 뒤 준수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NH올인원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서비티엔디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등의 흥행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국내 리츠시장은 미국 등 해외 시장과 비교해 여전히 규모가 작은 만큼 성장여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K-리츠’의 진화기다”며 “해마다 2조~3조 원의 신규 상장과 시가총액의 10%에 해당하는 유상증자를 가정할 때 빠르면 2023년 유가증권시장 내 리츠 비중은 1%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리츠시장이 발달한 미국과 일본의 주식시장 내 리츠 비중이 2% 수준임을 고려하면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