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 사장 내부에서 처음 나오나, 부사장 정왕국 유력후보로

▲ 정왕국 한국철도공사 사장직무 대행이 8월2일 경부선 KTX 서대구역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

한국철도공사에 내부승진 사장이 처음으로 나올까?

2일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지금까지 접수된 사장 지원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사장 공모에 지원한 지원자는 정왕국 한국철도공사 부사장, 나희승 전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원장, 최진석 한국교통연구원 철도정책·안전연구팀 선임연구위원 등으로 전해진다.

통상적으로 5명 이상의 지원자가 있어야 면접을 진행하지만 이번에는 지원자가 5명에 미치지 못했어도 면접을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임원추천위원회는 면접을 거친 뒤 3명의 후보자를 선정하고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추천해 왔다.

한국철도공사의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정 부사장이 비교적 유력한 후보라는 시선이 있다.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할 일과 부담은 많은 데 좀처럼 적임자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철도공사는 손병석 전 사장이 임기를 반년 넘게 남겨 놓고 7월2일에 사의를 표명한 뒤 수장이 공석이다.

하지만 당장 추석 열차 운행, 코로나19 방역 대응 등은 물론 SR과 통합문제까지 말이 나오고 있어 한국철도공사 안팎으로 현안은 산적해 있다.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지원자가 5명이 되지 않았음에도 추가 공모를 진행하지 않고 바로 면접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은 더 이상 지체할 수는 없고 이제 사장 인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로도 읽힌다.

다음 대통령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한국철도공사는 물론 공기업의 대부분이 다음 수장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정치권의 입김에 강하게 영향을 받아온 자리다. 역대 한국철도공사 사장 9명 가운데 한 명도 정해진 임기를 채우지 못했을 정도다.

과거 사장들의 전례를 고려하면 이번에 임명되는 사장도 대선 결과 등 정치권의 상황 변화에 따라 자칫하면 임기가 보장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유력 정치인이나 국토교통부 관료출신 등 한국철도공사 사장을 주로 맡아오던 후보군에서는 이번 사장 공모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정왕국 부사장은 현직 부사장으로 현재 사장직무대행을 맡아 두 달 정도 사장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별도의 인수인계가 필요 없는 데다 조직 안정성 등을 고려하면 비교적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부사장이 한국철도대학을 졸업한 뒤 1983년 철도청에 입사해 한국철도공사까지 38년 재직한 ‘코레일맨’이라 조직 내부의 지지에서 유리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정부로서는 대선을 앞두고 가장 부담 없는 인선이 될 수도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지금까지 한국철도공사 사장에 내부 출신이 오른 적은 없었다.

매번 국토교통부 출신 관료나 정치인 등이 사장 자리를 차지해온 만큼 한국철도공사 안에서는 내부출신 사장을 원하는 기대감도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