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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 2국에서 이세돌 9단이 첫 수를 두고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구글 제공) |
이세돌 9단이 또한번 무너졌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충격의 2연패다.
이 9단은 10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벌어진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와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2국에서 211수 만에 불계패했다.
이 9단은 이날 대국에서 전날의 패배를 의식한 듯 초반부터 두텁게 판을 짜나갔다.
이 9단은 전날 1국에서 대국 도중 간간이 웃기도 하는 등 여유를 보였지만 이날 대국에서는 단 한 차례도 웃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 9단은 전투에 강하고 난전을 즐기는 스타일인데 이날은 평소와 달리 안정적으로 반면을 운영했다. 초중반에서 우위를 점한 뒤 알파고의 약점으로 알려진 끝내기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이 9단의 이런 전략은 초•중반까지 유효했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근소한 차이로 알파고를 리드해 나갔다.
하지만 알파고는 바둑인들의 예상보다 훨씬 강한 상대였다.
거북이가 마치 토끼를 따라잡듯 서두르지 않고 이 9단을 추격하다가 중반을 넘어 종반으로 접어들자 서서히 이 9단을 압박하고 나섰다.
마치 전성기의 ‘돌부처’ 이창호 9단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었다.
이 9단이 대마를 수습하는 동안 알파고는 상변 일대에 대가를 지으며 어느새 집으로 이 9단을 앞서가기 시작했다.
이 9단이 세불리를 느끼고 바꿔치기를 시도하며 추격에 나섰지만 한번 우위를 점한 알파고는 부분 접전에서 양보하면서도 반면 10집 차이를 계속 유지해 나갔다.
이 9단은 제한시간 두 시간을 다 쓰고 마지막 초읽기에 몰리면서도 혼신의 힘을 다해 역전을 노렸지만 집 차이가 줄어들지 않자 211수 만에 돌을 거두고 말았다.
알파고는 이 9단을 상대로 파죽의 2연승을 구가하며 인공지능의 위용을 한껏 자랑했다.
이날 포시즌스호텔에서 해설을 맡은 유창혁 9단은 “적극적으로 두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며 “이 9단이 너무 안전하게 뒀다”고 아쉬워했다.
이 9단은 벼랑 끝에 몰려 앞으로 남은 세판을 내리 이겨야만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 9단과 알파고의 3국은 12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