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이 퀵커머스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유 회장은 레미콘에서 유통 물류 등 서비스로 확장해왔는데 한동안 멈췄던 인수합병을 다시 가동해 사업체질 바꾸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진기업 서비스로 체질 바꾸기 재가동, 유경선 퀵커머스는 새 기회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12일 유진그룹에 따르면 스마트물류설비 제조사인 태성시스템을 인수한 것은 퀵커머스가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보고 유통 및 물류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 배경에 깔려 있다.

유 회장은 2021년 신년사에서 "지난 수년 동안 그룹 포트폴리오를 금융, 유통, 물류 등 서비스업종으로 빠르게 확장하는데 성공했다"며 "전례없는 격변의 시대에 기업의 발전 가능성과 가치는 '어느 방향으로 전환할 것인가' 그리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는데 이번 인수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유진기업은 5일 자회사인 유진로지스틱스를 통해 스마트물류설비 제조기술을 보유한 태성시스템을 인수했다.

태성시스템은 2016년에 설립된 스마트물류설비 제조회사로 좁은 공간에서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모듈형 물류설비와 스마트부품 등을 제조한다.

물류센터가 스마트물류설비를 갖추게 된다면 적은 공간으로도 사업이 가능해져 물류센터가 도심 가까이에 위치할 수 있게 된다. 근거리에서 빠른 배송 '퀵커머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중심으로 유통업이 재편되면서 물류업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물류업에서는 도심 가까이에서 고객의 주문에 맞춰 상품입고부터 보관, 출고까지 빠르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크로풀필먼트'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그동안 사람 손에 의지했던 택배 분류작업을 휠로더 등을 통해 자동으로 하게 되면 택배노동자 과로사 논란 등에서 자유로워지면서도 인건비도 줄일 수 있다.

유진로지스틱스는 수익성이 낮은 중량물 위주의 운송사업을 해왔는데 태성시스템의 인수로 수익성이 높은 소형택배 소비자 직배송사업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경선 회장은 그동안 서비스업종으로 그룹의 체질을 바꿔왔다.

2007년에 로젠택배, 2008년에는 하이마트를 인수해 매각하기도 했다. 2015년 시내면세점 입찰에도 뛰어들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유진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2013년에 새롭게 시작한 건축자재 유통을 통해 극복하기도 했다. 현재 건축자재 유통부문은 유진기업 전체 매출의 30%를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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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급하는 건축자재 제품군도 초기에 철근 등 기초재부터 시작해서 이제는 타일 등 마감재까지 다양해졌다. 미국 홈디포(Home Depot)와 같은 홈 임프루브먼트(Home Improvement) 전문매장인 '에이스 하드웨어'도 운영하고 있다.

유진기업은 소규모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건자재 온라인쇼핑몰 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태성시스템 인수로 기존 건축자재 유통부문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다양한 성장전략을 통해 신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