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7월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온라인 마권 발매 입법화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
한국마사회와 말산업계의 온라인마권 발매 허용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유사한 사행산업인 경륜과 경정에 도입된 온라인승자투표권 발매가 어느정도 안착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온라인마권도 허용해 달라는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다.
10일 마사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13일부터 무관중 경마가 전국 모든 경마장으로 확대된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현재 서울과 부산 등에서는 무관중으로 경마가 진행되고 제주에서는 20% 부분입장이 실시되고 있지만 13일부터는 제주에서도 무관중으로 경마가 진행된다.
전국 모든 경마장이 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하는 만큼 마사회는 전혀 매출을 낼 수 없게 된다. 현장에서만 마권 발매가 허용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경마장의 고객 입장 여부는 22일 나올 전국 거리두기단계 재조정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경정과 경륜 역시 전국적으로 무관중 경기 진행을 앞두고 있지만 경마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8월부터 경정과 경륜에는 온라인승자투표권 발매가 허용됐기 때문이다. 온라인승자투표권은 경륜에서 6일부터 처음으로 발매됐고 경정에서는 11일부터 발매가 시작된다.
국민체육공단은 경륜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온라인승자투표권 발매를 놓고 이용자들로부터 긍정적 반응이 나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체육공단 경주사업총괄본부를 통해 공개된 내용울 보면 온라인승자투표권 발매를 위한 애플리케이션 ‘스피드온’은 7월28일부터 회원 모집을 시작해 8일까지 모두 1만4001명의 온라인 회원을 모았다.
6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 특별대상경륜에서는 매출의 58%가 온라인을 통해 발생했다.
온라인승자투표권 발매가 시작된 첫 주부터 온라인 발매 플랫폼의 비중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국민체육공단 경주사업총괄본부 관계자는 온라인승자투표권 첫 주 성과와 관련해 “온라인시스템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발매환경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성과 분석 등을 통해 미흡한 사항을 적극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며 “앞으로 회원 가입 추이 등을 고려해 온라인경주권 구매를 위한 다양한 방식의 경주를 도입해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마와 경륜, 경정은 사행성이나 운영의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차이가 크지 않지만 온라인발권의 허용 여부가 갈린 것은 주무부처의 태도 차이 때문이다.
경륜과 경정의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온라인승자투표권 발매 허용에 적극적 태도를 보였지만 농림수산식품부는 사행성 등을 이유로 온라인마권 발매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김현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온라인마권 발매와 관련해 “경마 관련 사행성 문제나 불법경마 등 부작용에 제도적 안전장치를 준비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마사회 경마에 대중의 부정적 인식이 큰 것도 사실이다”고 발언한 바 있다.
마사회와 말산업 종사자들로서는 경륜과 경정에서 온라인승자투표권 발매가 사행성을 조장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농림축산식품부를 향해 더욱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
사행성 논란과 한도초과 부정구매 등 문제는 경정과 경륜에서도 많은 우려가 나온 내용인 만큼 국민체육공단 역시 온라인승자투표권의 발매 과정에서 많은 신경을 썼다.
본인 명의 스마트폰 1대로 사용제한 및 연령 확인, 현장발매의 절반인 5만 원의 1경주당 구매한도, 필수적으로 설정해야 하는 자가한도 및 몰입완화기간, 개인별 수입 및 지출 규모에 따른 합리적 베팅금액 제시 등이 온라인승자투표권 발매에 적용되는 사행성 완화와 부정구매 방지조치들이다.
국민체육공단 경주사업총괄본부는 "온라인승자투표권 발매 첫 주 발매건수 가운데 85%가 1만 원 이하였다"며 "건전화를 위한 다양한 규제장치 도입 등을 통해 더욱 건전하고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온라인마권 발매를 놓고 국회에 찬성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점은 마사회의 온라인마권 발매 요청에 긍정적 요인이다.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인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언론을 통해 “국회 상임위원회 분위기는 온라인 마권발매가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농림축산식품부가 사행성을 우려해 완강하게 반대를 하고 있는데 말산업 관련 농가가 코로나19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서라도 온라인마권 발매 입법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