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운전대를 잡고 있는 '경선 버스'가 덜컥거리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 대표를 무시하는 듯한 독자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당 밖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 대표가 리더십을 놓고 시험대에 올랐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준석 리더십 시험대, 윤석열 최재형 독자행보에 안철수와 감정싸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5일 국민의힘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유력 대통령선거후보 경선후보들이 잇달아 당이 마련한 행사와 회의에 불참하면서 이준석 대표가 경선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선이 나온다.

4일 국민의힘 당 경선준비위원회 차원에서 마련된 쪽방촌 봉사활동에 당내 대선 예비후보 13명 가운데 8명만 참석했다.

특히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박진 의원 등 선두권에 있는 후보들이 대거 빠지면서 이 대표가 체면을 크게 구겼다.

또한 이날 열린 대선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도 유 전 의원을 제외한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 홍 의원, 박 의원은 휴가와 지방일정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8월에 보수야권 대선후보 경선후보들을 모두 경선 버스에 태워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공언해 왔다. 윤 전 총장이 극적으로 7월30일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제외하고 사실상 보수야권 후보를 모두 경선 버스에 올라탔다.

하지만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 등이 독자행보를 이어가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에 상처를 내고 있다. 다른 대선후보들조차 이 대표를 향해 후보 관리를 제대로 못한다는 비판과 함께 당 지도부가 무리하게 일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노동개혁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에서 오히려 의욕이 너무 앞서서 원팀 경선을 하려다 보니 원팀 취지만 훼손되는 그런 모양이 나오는 데 깊이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원팀 안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행사를 당 지도부가 기획하는 게 바람직한지, 저는 참석하지만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로서는 국민의당과 합의를 놓고 안철수 대표와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것도 골칫거리다. 

내년 대선은 ‘51대49’ 경쟁구도로 팽팽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4% 안팎의 정당 지지율을 얻고 있는 국민의당과 야권 대통합을 하는 것이 승리에 큰 변수가 된다. 이 때문에 어떻게 해서라도 안 대표를 달래야 한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과거 지역구 선거 시절부터 안 대표와 개인적 앙금이 남아있는 만큼 안 대표를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그동안 국민의당과 협상 과정에서 양보한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그는 “협상단에서 시도당위원장 공동 임명, 지명적 최고위원 1인 임명 등을 열어줬고 당직 배분도 공동으로 임명할 수 있는 위원장, 여의도연구원장 등도 다 열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윤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이 그를 철부지 애송이로 부르는 페이스북을 올렸다며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안 대표는) 그냥 이준석이 싫은 거 아닐까”라면서도 “꽃가마를 태워서 합당을 할 거면 그렇게도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해도 (안 대표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안다”고 말했다.

대전시당 시정감시단장인 김소연 변호사의 이 대표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에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과 관련해 '불안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를 두고 당 대표 역할보다는 정치 평론가 노릇을 하고 있다며 이 대표를 정면 공격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를 향해 X신 등 욕설을 사용하면서 “지금이라도 네가 해야 할 일 깨달았으면 관종짓 그만하고 조용히 윤석열 후보든 누구든 찾아가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도 해보고 설득도 해봐라. 성과 있을 때까지 생중계하지 말고”라고 적었다. 

김 변호사는 4일 페이스북에 대전시당으로부터 받은 징계 회부 관련 출석요구서를 공개하며 이 대표를 두고 “폭력적 전체주의 애송이 리더십”라고 거듭 공격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