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각 나라별로 건설부양책을 내놓아 건설용품의 수요가 늘어났고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의료용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폴리플로필렌의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해 효성화학 실적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효성화학에 따르면 올해 7월 베트남 폴리프로필렌공장 증설을 완료하면서 현지 매출과 수출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리프로필렌은 프로필렌을 결합해 얻는 열가소성 합성수지로 마스크, 주사기, 건설용 배관, 식품포장 등 다양한 용도에 사용되는 소재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2월부터 베트남에서 연간 30만 톤의 폴리프로필렌 공장을 새로 가동한 뒤 동일한 규모로 증설을 바로 진행해 현재 생산량은 60만 톤에 이른다. 효성화학은 베트남 외에도 울산 용연공장에서 연간 60만 톤의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하고 있다.
화학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유럽의 폴리프로필렌 가격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50% 가량 급등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효성화학은 매달 1만5천톤의 폴리프로필렌을 미국과 유럽에 수출하다가 최근에는 2만4천 톤까지 수출량을 끌어올려 톤당 500달러 이상의 추가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적으로 건설경기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어 배관용 폴리프로필렌과 코로나19에 따른 주사기용 폴리프로필렌 판매가 증가한 결과다.
여기에 미국은 올해 초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폴리프로필렌공장이 가동을 중단했고 세계적으로 선박 부족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점도 가격 급등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폴리프로필렌 가격은 지난해 톤당 평균 871달러였던 올해 1분기에는 1140달러까지 올랐다.
효성화학은 파이프용 폴리프로필렌의 글로벌 시장점유율 26%로 2020년 기준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건설경기 회복에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상원에서는 최근 민주당과 공화당이 약 1조 달러(약 1150조 원) 규모의 인프라법안 세부내용에 최종적으로 합의하면서 본격적 처리절차에 착수했다.
인프라법안에는 고속도로 건설 1200억 달러(138조 원), 전력망 현대화 730억 달러(84조 원), 상수도 사업 550억 달러(63조 원), 공항건설에 250억 달러(29조 원) 등을 투자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기준 효성화학의 폴리프로필렌 매출은 1조76억 원으로 전체 매출(1조8171억 원)의 절반을 넘는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베트남 폴리프로필렌 설비투자의 결실로 글로벌 공략을 가속화할 것이다”며 “일각에서 베트남 폴리프로필렌공장이 부품교체 목적으로 가동이 일부 중단된 점을 우려하고 있지만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효성그룹의 베트남 폴리프로필렌 설비투자는 조 회장이 2016년 베트남을 방문해 응우옌쑤언푹 총리(현재 국가주석)를 만나 베트남 현지 인프라사업 진출방안을 논의하면서 본격화됐다.
대규모 투자가 지속해서 들어가면서 효성화학 베트남 생산법인은 적자를 보였지만 조 회장은 뚝심으로 투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1차 설비투자가 마무리된 뒤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했음에도 2차 증설을 밀어붙였다.
조 회장은 2018년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베트남은 효성의 글로벌시장 공략을 위한 생산거점이 될 것이다”며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뿐만 아니라 화학과 중공업부문에서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을 지니고 있다”고 베트남에서 사업 확장에 의지를 꾸준히 내보여왔다.
효성화학 베트남 법인의 2차례에 걸친 증설이 최근 마무리돼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효성화학의 매출과 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하이투자증권은 효성화학의 올해 연결매출이 2조5487억 원, 영업이익은 2717억 원이 될 것으로 바라봤다. 2020년보다 매출은 40.3%, 영업이익은 346.1% 늘어나는 것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화학은 베트남 폴리프로필렌공장 증설이 완벽하게 마무리돼 온전히 반영되는 2022년에는 실적이 더욱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