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원 기자 hyewon@businesspost.co.kr2021-07-16 16: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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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민 코웰패션 공동대표이사 사장이 로젠택배 인수로 온라인쇼핑몰 '코웰패션닷컴'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임 사장은 로젠택배를 활용해 코웰패션닷컴의 이익률을 크게 높이고 성장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 임종민 코웰패션 공동대표이사 사장.
16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코웰패션이 그동안 홈쇼핑 중심의 상품 판매 경로를 온라인 쪽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코웰패션은 그동안 홈쇼핑을 통한 제품 판매가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소비가 확산됨에 따라 코웰패션닷컴 등 온라인을 통한 판매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기존 판매경로인 홈쇼핑을 거치게 되면 판매수수료가 많이 든다. 의류는 홈쇼핑 판매수수료가 최고 30% 중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코웰패션닷컴을 통해 온라인 주문을 받으면 소비자와 코웰패션이 직접 거래하게 돼 홈페이지 관리 유지비 정도만 지출해 마진을 더 많이 남길 수 있다.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를 통한 판매도 판매수수료는 10%대인 것으로 알려져 홈쇼핑보다 마진을 훨씬 더 남길 수 있다.
임 사장은 온라인판매가 마진률이 높다는 점에서 성장의 기회를 포착하고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웰패션은 앞서 9일 인수를 위해 설립한 씨에프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로젠택배 지분 100%를 34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인수 목적을 '온라인 경쟁력 강화와 신규사업 진출'이라고 밝혔다.
코웰패션 관계자는 "자사몰을 위주로 코웰패션의 온라인 경쟁력을 키워 나가겠다"며 "로젠택배가 자체몰 배송을 주로 맡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로젠택배는 택배시장에서 약 1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형기업이다. 2018년 순이익 97억 원을 내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2019년과 2020년 각각 순이익 162억 원, 186억 원을 거두며 좋은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로젠택배는 네덜란드의 사모펀드인 베어링자산운용에 2013년 인수된 이후 꾸준히 매각 대상에 올랐다. 하지만 번번이 최종계약까지 이르지 못했다가 이번에 코웰패션을 새 주인으로 맞이했다.
코웰패션닷컴은 아디다스, 푸마, 리복 등 유명 글로벌 브랜드 의류를 판매하고 있는 온라인쇼핑몰이다.
코웰패션은 이 브랜드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스포츠 의류나 속옷 등을 기획부터 디자인, 생산까지 하고 있다.
코웰패션닷컴에서 판매된 제품의 배송을 로젠택배가 맡게 되면 생산부터 유통까지 코웰패션이 모두 맡게 돼 마진이 더 크게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웰패션은 영업이익률이 좋은 회사로 유명하다.
패션업계에서는 코웰패션이 패션사업부문에서 매년 2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내고 있는 것으로 바라본다. 패션업계에서 20%대 영업이익률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나 한섬 등 대기업 계열사도 넘보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임 사장은 코웰패션의 온라인 채널 경쟁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임 사장은 지난해 e커머스와 모바일비즈니스부문으로 구성된 e트렌드사업본부를 신설했다. 또 지난해 말에는 디지털마케팅과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관련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인픽'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번 로젠택배 인수는 온라인 채널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방점을 찍은 것으로 해석된다.
임 사장은 2017년 3월부터 최용섭 공동대표이사와 함께 코웰패션을 이끌고 있다. 코웰패션 패션사업부는 임 사장이, 전자사업부는 최 사장이 맡고 있다.
임 사장 전까지 대표를 맡았던 이순섭 전 대표는 현재 사내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코웰패션의 패션사업부 전신인 씨에프글로벌을 창업했으며 코웰패션의 지분 21.9%를 보유한 대주주다.
이를 고려하면 온라인 경쟁력 강화를 고려해 이 전 대표가 내세운 사람이 임 사장으로 풀이된다.
코웰패션의 최대주주는 대명화학으로 48.8%의 지분을 들고 있다. 대명화학은 권오일 회장이 지분 약 90%를 보유한 회사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3300억 원, 영업이익 1490억 원을 거둔 중견기업이다. 권 회장은 서울대를 졸업한 회계사 출신으로 노출을 꺼려 '은둔의 패션재벌'로도 불린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