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월트디즈니컴퍼니의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를 잡는 승자가 될 수 있을까?

황 사장은 미디어영역에서 케이블TV기업 인수, 자체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플랫폼사업 투자보다는 기존 인터넷TV 등 플랫폼의 콘텐츠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디즈니플러스와 제휴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LG유플러스 디즈니플러스 잡을까, 황현식 좋은 콘텐츠 제휴도 경쟁력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8일 콘텐츠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LG유플러스가 디즈니플러스 한국 사업 파트너로 낙점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선이 나온다.

KT도 여전히 디즈니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최근 LG유플러스가 제휴 성사에 자신감을 보이면서 분위기가 기울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아직 디즈니와 제휴계약이 확정된 건 아니고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도 “LG유플러스 인터넷TV 셋톱박스 호환성 등의 강점과 넷플릭스서비스를 운영했던 경험 등을 살려 긍정적 분위기 속에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황 사장도 디즈니와 사업제휴에 강한 의지를 공개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황 사장은 6월30일 취임 뒤 첫 기자간담회에서 “넷플릭스라든지 유튜브 프리미엄, 디즈니플러스 등을 LG유플러스 플랫폼에서 서비스해 고객들에게 더욱 많은 선택권을 주겠다는 일관된 전략을 들고가고 있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구글, 넷플릭스와 협업 성공사례도 언급하며 디즈니와도 좋은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LG유플러스가 2018년 넷플릭스 독점제휴에 이어 디즈니플러스와 파트너십도 성사한다면 미디어콘텐츠사업 전략이 다시 한 번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웨이브, KT가 시즌 등 자체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을 별도의 브랜드로 내놓으며 힘을 싣는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통신의 부가서비스 성격이 강한 U+모바일tv만을 운영하며 아이들나라, 아이돌라이브, 프로야구, 골프 등으로 세분화한 콘텐츠들을 부각시키는 데 집중했다.

인터넷TV사업을 펼치고 있는 유료방송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2020년 딜라이브, 현대HCN, CMB 등 케이블TV기업이 대거 매물로 나왔을 때 SK텔레콤, KT 등 경쟁사가 추가 인수에 적극적 태도를 보인 점과 달리 LG유플러스는 한 발 물러서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였다.

미디어플랫폼의 외형 성장에 큰 자금을 투입하기보다는 기존 플랫폼에 차별화되는 콘텐츠들을 태우는 데 더욱 공을 들이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이를 위해 자체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는 것뿐 아니라 글로벌 선두사업자들과 손을 잡아 실리를 취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8년 11월 넷플릭스와 인터넷TV부문 단독 파트너십 계약을 맺은 것이 대표적이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독점 제휴로 바로 2019년 인터넷TV 순증 가입자 수 1위에 올라서며 이용자 유입에 확실한 효과를 봤다.  

U+tv 고객들은 셋톱박스 교체나 추가적 기기 연결없이 자동 업그레이드 방식으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대형 TV 화면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게 한 점이 2030 젊은 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업계에서는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미디어콘텐츠시장에서 넷플릭스에 대적할 만한 강력한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애니메이션부터 영화까지 한국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원천 지적재산(IP)를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콘텐츠 제왕으로 자금력, 기술력 등 부분에서도 우월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한국시장에서 넷플릭스가 주춤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디즈니플러스와 파트너십 성사의 의미는 더 커질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올해 들어 한국시장에서 월간 활성사용자 수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1월 한국 넷플릭스 월간 활성사용자 수는 895만 명이었는데 5월에는 791만 명으로 줄어들며 기존 이용자들의 이탈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디즈니플러스와 사업적 시너지에서도 강점이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인터넷TV에서 아동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아이들나라 서비스를 특화 콘텐츠로 밀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 정통 애니메이션 강자 디즈니와 다양한 콘텐츠 협력을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황 사장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실리주의 경영기조에 따라 LG유플러스 사업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중심에 놓고 있다.

미디어콘텐츠영역에서 케이블TV 인수 등을 통한 외형 키우기보다 양질의 콘텐츠 확보에 주력한다.

황 사장은 지금 단계에서는 콘텐츠에 우선순위를 두고 LG유플러스 인터넷TV 등 미디어플랫폼 고객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놓았다.

업계에서는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서비스 출시가 임박했다고 보고 있다. 디즈니플러스가 이르면 9월부터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최근 한국 유료방송 플랫폼에 제공하는 디즈니채널과 디즈니주니어 등 방송채널 2개의 송출을 9월 말 종료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디즈니는 다른 해외국가에서도 디즈니플러스 정식서비스 시작 전후로 방송채널 송출을 중단했다.

디즈니는 앞서 인터넷TV와 웨이브, 왓챠 등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에 제공하던 디즈니 콘텐츠 월정액 상품공급 계약도 순차적으로 종료했다. 디즈니는 현재 주문형비디오 등 따로 요금을 지불하는 건당 유료시청 콘텐츠만 공급을 유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