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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일본 샤프의 디스플레이사업 매각결정이 다가오면서 대만 홍하이와 삼성전자, 일본정부가 치열한 인수전을 펼치고 있다.
홍하이는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데 샤프의 기술력을 확보해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 생산에 뛰어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시장 지배력을 지켜내고 대형 LCD패널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샤프 인수를 추진하며 홍하이를 견제하고 있다.
◆ 이사회 결정 앞두고 인수경쟁 치열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23일 "샤프가 대만 홍하이의 인수제안을 받아들이게 될 지 주목된다"며 "삼성전자 역시 강력한 인수 후보자로 떠오르는 등 물밑경쟁이 치열하다"고 보도했다.
샤프는 이르면 24일 이사회를 열어 인수 대상후보를 놓고 투표를 벌여 샤프의 디스플레이사업 매각을 결정한다.
홍하이는 샤프에 인수금액으로 7천억 엔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역시 샤프의 지분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일본정부 산하 투자기관인 INCJ도 최대 3천억 엔의 출자계획을 밝히며 샤프와 재팬디스플레이를 합병하는 재건방안을 제시했다. 일본정부는 샤프의 디스플레이 기술 유출을 우려해 경영진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샤프는 디스플레이사업을 주력으로 키우기 위해 2009년 대형 LCD공장을 설립했지만 이 여파로 경영난에 몰리며 디스플레이사업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홍하이가 샤프의 디스플레이사업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선 이유는 샤프의 기술력을 확보해 향후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니혼게이자이는 홍하이가 샤프의 LCD 생산공장을 올레드패널 생산시설로 전환하고 대량생산체제를 갖춰 애플에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 확대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홍하이 입장에서 샤프의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사업확대에 필수적 요건"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사업을 크게 위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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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궈타이밍 홍하이그룹 회장. |
홍하이는 애플 아이폰의 위탁생산업체인 폭스콘의 모회사로 완제품과 부품 생산에 노하우를 갖고 있다. 샤프 역시 애플의 LCD패널 공급사로 오랜 기간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애플은 차기 아이폰에 올레드패널 탑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홍하이가 올레드패널 공급능력을 확보할 경우 현재 양산체제 구축에 주력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샤프의 경영진은 현재 홍하이의 인수제안을 가장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하지만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이재용이 적극 나선 이유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샤프 인수를 직접 챙기며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3년 삼성전자가 104억 엔을 출자해 샤프의 지분 3%를 인수한 뒤 직접 샤프 사장 등 경영진을 초대해 양사 경영진의 만남을 주선하는 등 협력관계를 강화했다.
그는 지난 연말에도 일본 금융사 관계자를 만나 "샤프를 지원하고 싶다는 의지를 전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샤프의 자산 실사를 추진하는 등 샤프의 디스플레이사업 인수에 적극적인 의지를 밝혀 왔다.
니혼게이자이는 "삼성전자는 샤프의 대형 LCD패널 최대 고객사로 디스플레이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홍하이에 맞서 지분 인수를 점점 더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부회장이 샤프 인수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대형 LCD패널시장의 지배력을 확대하고 스마트폰용 올레드시장에서 홍하이의 진입을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샤프의 디스플레이사업 지분을 취득할 경우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대형 LCD패널 공장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LCD업황 악화로 대형 LCD패널 생산 확대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공장증설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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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샤프의 LCD패널 생산공장. |
삼성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 시장지배력을 지켜내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올레드패널 생산시설을 대량으로 증설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경쟁사는 아직 없다.
홍하이가 막대한 자본력으로 샤프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애플과 협력관계를 앞세워 공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게 된다면 올레드패널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전자전문매체 지디넷은 "홍하이와 삼성전자가 모두 샤프의 디스플레이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며 "홍하이가 인수한 뒤 삼성전자에 지분 일부를 넘겨주는 등의 협력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