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보툴리눔톡신업계에서는 정 대표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톡신사업 해외 파트너들과 잇따라 합의를 체결해 ‘소송리스크’를 해소한 만큼 내실을 다지기 위해 메디톡스의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정 대표는 22일 대웅제약의 치료용 보툴리눔톡신 사업파트너 이온바이오파마와 나보타의 글로벌지역 판매와 관련해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대신 향후 제품 판매에 따른 로열티(경상 수수료)와 이온바이오파마 지분 20%를 넘겨받기로 했다.
앞서 2월에는 대웅제약의 미용 보툴리눔톡신 사업파트너 에볼루스와도 합의를 마쳐 정 대표는 보툴리눔톡신 균주와 영업비밀 도용을 둘러싼 해외에서의 법적 다툼을 끝냈다.
사실상 해외 소송리스크를 해결한 만큼 정 대표는 2016년부터 휴젤에 내준 국내 보툴리눔톡신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새로운 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 대표는 메디톡신, 코어톡스, 이노톡스에 이은 4번째 보툴리눔톡신 제제로 MBA-P01을 개발하고 있다.
23일 식약처로부터 국내 임상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는데 2022년에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 대표는 MBA-P01이 그동안 메디톡스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개발 및 제조 노하우가 집약돼 차세대 보툴리눔톡신 제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BA-P01은 보툴리눔톡신 균주를 배양하는 단계에서 동물성 원료 대신 비동물성 원료 배지를 사용해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안전성 문제를 개선했고 새로운 제조공정을 결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지란 식물이나 세균, 배양 세포 따위를 기르는 데 필요한 영양소가 들어 있는 액체나 고체를 말하는데 배양토·배양액 등이 해당된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MBA-P01의 기능적 특징에 관해 “영업기밀과 관련된 것이라 자세한 사항은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여기에 정 대표는 보툴리눔톡신 제제가 아닌 첫 합성의약품 개발성과도 가시권에 뒀다.
16일 식약처로부터 지방분해 주사제 MT921 개발을 위한 임상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아 임상시험 시작을 앞두고 있는데 MT921은 메디톡스가 처음 출시하는 합성의약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보툴리눔톡신 제제시장 경쟁이 치열한 만큼 메디톡스가 보유한 보툴리눔톡신, 필러 제품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의약품 개발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보툴리눔톡신업계 일각에서는 이처럼 정 대표가 다양한 수익원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을 두고 식약처와 진행하고 있는 소송에서 패소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바라본다.
식약처는 메디톡스가 품목허가를 받은 뒤 임의로 원액을 변경해 제품을 제조하고 국가출하승인 없이 판매했으며 안정성 시험 결과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이유로 메디톡신, 코어톡스, 이노톡스 등 보툴리눔톡신 제품의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메디톡스는 즉각 이 처분에 관해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냈고 대법원으로부터 받아들여져 이 제품은 모두 1심 본안소송 확정 이후 30일까지 판매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향후 진행되는 본안소송에서 메디톡스의 불법행위가 확인된다면 이들 제품의 품목허가 취소가 확정돼 제조 및 판매가 중단될 수도 있기 때문에 메디톡스로서는 이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 발굴이 시급하다.
2020년 기준 메디톡신의 보툴리눔톡신 제품의 국내 매출은 약 226억 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약 18.9%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1심 본안소송 결과는 2022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식약처의 보툴리눔톡신 제품의 품목허가 취소처분이 확정되더라도 MBA-P01의 출시 예정시기가 2022년이기 때문에 이들의 공백을 자연스럽게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