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기업들이 개인사업자 신용평가(CB)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전통강자로 분류되는 카드사들과 일전을 벌이게 됐다.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시장을 두고 빅테크회사들은 중금리대출 확대의 교두보로, 카드회사들은 수익성 악화의 탈출구로 바라보고 있다.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시장 달아올라, 빅테크기업 진격에 카드사 긴장

▲ 빅테크 기업들이 개인사업자 신용평가(CB)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전통강자로 분류되는 카드사들과 일전을 벌이게 됐다.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는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방식보다 정교한 개인사업자 대상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하고 활용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은행권에서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왔거나 대출이 어려웠던 소상공인 등 사업자에게 합리적으로 대출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뱅크, 네이버파이낸셜 등 플랫폼을 앞세운 빅테크회사들이 개인사업자 대상 신용평가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새로운 방식의 신용평가 방식을 통해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려는 것을 최종목표로 삼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2020년 말부터 네이버쇼핑에 입점한 사업자의 판매실적, 소비자 반응, 반품률 등을 고려해 자체 신용평가체계를 마련하고 사업자 대상 중금리대출을 시행하고 있다.

자체 신용평가를 활용한 중금리대출이 출시 6개월이 되는 10일 기준으로 누적 대출약정액 500억 원을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아예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을 전업으로 하는 회사를 세우는 데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마찬가지로 향후 중·저신용자 개인사업자에게 대출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

27일 카카오뱅크는 한국신용데이터와 데이터기반중금리시장혁신준비법인(중금리혁신법인)을 만든다고 밝혔다.

새 법인의 지분율을 살펴보면 한국신용데이터는 42%, 카카오뱅크 33%, SGI서울보증 9%, KB국민은행 7%, 현대캐피탈 5%, 전북은행 2%, 웰컴저축은행 2% 등이다. 초기 자본금은 100억 원 규모다.

중금리혁신법인은 주주회사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업체가 지닌 유·무형의 경쟁요소를 분석해 신용평가에 반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만약 새 법인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승인을 받으면 국내 최초의 전업 개인사업자 대상 신용평가회사가 된다.

플랫폼기업들이 이처럼 중금리대출 확대를 목표로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상황에서 결제데이터를 바탕으로 오랫동안 준비를 해 온 카드회사들은 긴장하고 있다.

카드회사들이 기존 주요 수입원으로 삼아왔던 결제수수료, 카드론 등의 성장성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회사 역시 금융뿐 아니라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한 정교한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체계를 구축해왔다"면서도 "플랫폼을 앞세운 공룡기업이 폭넓은 데이터를 활용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는 2019년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에 선정되며 소상공인들을 위한 신용평가를 시범사업 형태로 선보여왔다.

이들은 현재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예비허가를 신청해 둔 상태다. BC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등도 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승인이 완료되기 시작하는 하반기부터 빅테크와 카드사의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4월 말부터 개인사업자 신용평가회사 신규허가 접수를 개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