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회장이나 이병철 회장처럼 끊임없는 열정으로 사는 기업인이 되고 싶다.”

이은정 한국맥널티 대표가 밝힌 롤모델이다. 한국맥널티는 국내 원두커피 점유율 1위기업이다.

이 대표가 설립한 한국맥널티는 지난해 12월23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국내 증시는 연초부터 맥을 못 추고 있지만 한국맥널티는 탄탄한 실적과 성장성이 돋보이며 주가가 공모가의 3배 수준으로 오르며 순항하고 있다.

이은정 한국맥널티 대표를 18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한국맥널티 본사에서 만났다.

- 코스닥 상장으로 계기로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코스닥 상장으로 해외사업에 순풍이 불고 있다. 상장 이전에는 해외사업을 추진하는데 해외 바이어들이 저희를 잘 몰라 어려움을 겪었는데 상장 이후에는 기업 조회가 곧바로 잘 되고 신뢰도 확보돼 해외사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한국맥널티는 기업의 꽃이라고 불리는 상장을 했다. 이 대표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여성벤처기업 협회장을 역임하면서 상장을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 한국맥널티 상장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한국여성벤처기업 협회장을 하면서다. 코스닥 기업은 1200여 개에 달하지만 여성기업은 12개에 불과했다. 그 회사들도 대부분 부모나 남편으로부터 물려받거나 인수합병으로 여성이 경영에 참여한 기업이었다

그래서 제가 협회장 하는 동안에 여성기업인들끼리 우리도 기업의 꽃이라고 하는 IPO(기업공개)를 해보자 뜻을 모아 간담회를 열었다. 그때 한국거래소에서도 와 강연을 해줬는데 그거 보고 우리도 되겠구나 해보자 이런 마음이 생겼다.

한국맥널티 상장을 통해 수많은 여성기업인들의 선배이자 롤모델로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 한국맥널티가 상장기업이 된 비결은 무엇인가?

“한국맥널티는 상장할 때까지 단 한 번도 외부투자를 받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미련하다고 볼 수 있지만 기업을 굉장히 안정적으로 경영했다. 한국맥널티는 현금흐름을 철저하게 관리하면서 자식 키우듯이 키운 회사다.”

이 대표는 직장생활을 하다 모은 돈과 은행융자를 바탕으로 모은 7천만 원으로 커피숍을 창업했다. 그리고 원두커피 유통업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한국맥널티를 설립했다. 이 대표는 무리하지 않는 ‘정도경영’이 경영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직장인에서 자영업자로, 자영업자에서 기업인으로 성공한 이 대표의 인생은 드라마틱하다. 이 대표가 생각하는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이 대표는 남들과 같아서는 성공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 상장사 대표가 됐는데 기업인으로 성공하려면 어떤 점이 필요한가?

“기업가는 약간의 까칠함과 열정이 있어야 잘할 수 있다. 까칠함이 없이는 이 힘든 기업세계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남들과 똑같아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명품이란 어느 한 부분만 봐도 명품인 것을 알 수 있다. 명품은 차별화가 된다는 것을 말한다. 피카소의 그림이 다른 사람들의 그림과 같다면 피카소는 세계적인 화가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커피사업도 마찬가지다.”

이 대표는 인재상으로 ‘3S’를 꼽았다. 이 대표가 말하는 3S란 스마일(SMILE), 스마트(SMART), 새티스팩션(SATISFACTION)이다.

- 원하는 인재상이 있는가?

“기업에 나와서 일하면서 웃으면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높게 평가한다. 즐기면서 일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학교 다닐 때 등록금 내고 공부를 열심히 하지만 정작 기업에 맞는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에 들어오면 그 기업에 맞는 공부를 따로 해야 한다. 기업의 요구에 맞는 스마트한 인재가 돼야 한다. 지금도 직원들에게 끊임없이 과제를 주며 공부를 시키고 있다. 인재란 스스로 화두를 붙잡고 공부해야 한다.

직원 스스로 만족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직원이 불만족을 느끼면 수동적이 된다. 스스로 만족을 느껴야지 거래처나 고객들에게도 만족을 줄 수 있다.”

- 한국맥널티 커피는 어떤 면이 다른가?

“한국맥널티는 20년 전부터 국내에서 로스팅을 해오면서 해외에서 좋은 품질의 생두를 확보하는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 생두가 좋아야 커피가 맛있다. 쌀이 좋아야 밥이 맛있는 것처럼 말이다. 커피는 가공식품이지만 인스턴트 식품이 아니다.”

이 대표는 커피 생두의 품질이 다르다고 자신했다. 한국맥널티는 최근 콜롬비아 후안 발데스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후안 발데스는 50만여 커피재배농가들의 연맹(FNC)이 만든 프리미엄커피 브랜드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산 커피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 좋아하는 커피원두 산지가 있는가?

 “콜롬비아산 커피를 참 좋아한다.  커피 선진국인 북미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커피도 콜롬비아산 커피일 것이다. 한국맥널티는 20년 이상 콜롬비아산 커피를 취급했다. 콜롬비아 커피산업 종사자들이 커피품질과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그동안 노력한 과정을 보면 세상에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 글로벌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좋은 원료가 재배되지 않는 나라다. 대한민국이 이미지하고 포장기술과 제품 만드는 기술은 뛰어나니까 좋은 커피 원료기 잘 재배되고 있는 콜롬비아에서 들여와 가공해 세계적인 제품을 만들 수가 있다. 네슬레나 일리, 라바짜 같은 커피기업들도 커피가 재배되지 않는 스위스나 이태리에 있지만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했다.

한국맥널티는 제약업을 하면서 얻었던 수많은 기술들을 커피에 넣는다. 이제 커피 포장기술에서는 세계 탑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과 중국, 아시아권을 넘어 커피 선진국인 미국시장까지 진출하는 것이 꿈이다.”

- 닮고 싶은 경영인 롤모델이 있는가?

“진정한 벤처기업가는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나 이병철 삼성 회장이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로 돈을 많이 벌면 안주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인데 그분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도전하고 열정으로 뛰었다.

대한민국의 1세대 기업가들을 존경한다. 나 역시도 상장도 하고 돈도 벌었으니 이제 편히 쉬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시는 사람들이 있지만 정 회장이나 이 회장을 롤모델로 더욱 바쁘게 살아가려고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성현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