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KB부코핀은행 출범 뒤 처음으로 내부인사를 은행장에 앉히면서 인도네시아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최창수 신임 KB부코핀은행장은 지난해부터 부코핀은행 인수작업을 진두지휘해 온 경험을 살려 자본 건전성 개선과 영업 확대를 이끌게 됐다.
22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은 23일 최 은행장의 취임식을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앞서 최 은행장은 17일 주주총회에서 전임 리반 푸완토노 은행장의 뒤를 이어 은행장으로 선임됐다.
최 은행장은 KB부코핀은행 경영 정상화와 한인 예금 유치, 디지털전환 등을 이끌며 본격적으로 동남아시아 종합금융그룹 전초기지로 키워내기 위한 행보를 시작하게 된다.
지난해 KB부코핀은행 인수 과정에서 갈등을 겪었던 기존 대주주 보소와그룹과 최근 관계를 개선한 점은 최 은행장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앞서 7일 KB국민은행을 상대로 1조6천억 원대 소송을 제기했던 인도네시아 보소와그룹은 소송을 취하하고 KB국민은행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보소와그룹 측은 조만간 진행될 예정인 유상증자안건과 관련해 '보소와 그룹의 지분율이 희석된다 해도 자본확충을 기반으로 KB부코핀은행의 밸류에이션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밝혀 자본 건전성 개선에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KB부코핀은행은 KB국민은행이 당초 비우량은행 인수를 조건으로 합병승인을 받은 만큼 부실채권 비율이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으로 KB부코핀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NPL)은 29.8%로 은행권 해외점포 평균(2.14%)을 크게 웃돈다.
KB부코핀은행은 조만간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구조를 강화하고 건전성을 개선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앞서 KB국민은행과 보소와그룹은 2020년 8월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은 KB국민은행이 부코핀은행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갈등을 겪어왔다.
KB부코핀은행은 KB국민은행이 최근 의욕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시장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KB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미얀마로 이어지는 '삼각벨트'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인도네시아시장은 시장 규모 차원에서 요충지로 꼽힌다.
KB부코핀은행을 새로 맡게된 최 은행장은 KB국민은행과 KB손해보험에서 글로벌담당 임원을 지내며 해외사업을 이끌어 온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특히 지난해에는 KB부코핀은행 인수전을 진두지휘하며 한국과 인도네시아를 지속해서 오갔다.
2020년 6월경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부코핀은행 유동성 위기설이 돌면서 '뱅크런' 사태가 일어났을 때 혼란상황을 수습했던 것도 최 은행장이다.
당시 최 은행장은 이 일을 수습하기 위해 현지를 찾아 은행 경영진과 인도네시아 금융당국 관계자, 기자 등을 만나 "KB국민은행이 곧 부코핀은행의 대주주가 되니 고객들은 믿고 안심해달라"고 설득했다.
부코핀은행 인수 뒤 최 은행장은 통합추진단과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며 경영에 참여해왔다.
최 은행장은 1966년 태어나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 학사, 카이스트 금융공학 MBA를 거쳤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