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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 매각추진, 다른 그룹 광고계열사는 안녕한가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6-02-18 14: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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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국내 광고업계 1위인 제일기획의 해외매각을 추진하면서 국내 대그룹 광고계열사들의 현실도 주목된다.

대그룹 광고계열사들은 그룹 계열사의 일감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해왔으나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와 국내 광고시장 정체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광고계열사들은 그룹 계열사의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 진출과 신사업 모색 등 제각각 살길 찾기에 나서고 있다.

  제일기획 매각추진, 다른 그룹 광고계열사는 안녕한가  
▲ 정성이 이노션 고문.
김현용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18일 제일기획을 놓고 매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제일기획은 향후 매각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올해 실적 성장도 한자리 중후반대를 크게 벗어나기는 힘들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제일기획은 글로벌 광고시장 3위인 프랑스 광고대행사 퍼블리시스에 매각을 포함한 다각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제일기획 매각과 관련해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업계는 매각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본다.

제일기획은 1973년 설립돼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광고물량을 바탕으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이 2조8067억 원에 이른다. 제일기획은 국내 광고업계 1위인데 국내 매출의 65%, 해외 매출의 75%를 삼성그룹에 의존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광고취급고 상위 5개 업체는 제일기획(삼성그룹), 이노션(현대차그룹), HS애드(LG그룹), 대홍기획(롯데그룹), SK플래닛(SK그룹) 등이다.

이노션은 2005년 설립돼 제일기획은 물론이고 다른 광고회사들에 비해 출발이 한참 늦다. 제일기획은 1988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는데 이노션은 30년 가량이나 뒤처진 지난해에야 기업공개를 마쳤다.

그런데도 이노션이 빠른 속도로 성장한 것은 현대차그룹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한 것과 궤적을 같이한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글로벌 광고물량을 독차지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해온 것이다.

이노션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녀인 정성이 고문이 지분 27.99%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2%)과 정몽구 재단(9%)도 대주주다.

대홍기획도 광고업계에서 역사가 오랜 편에 속한다. 1982년 설립됐으며 호텔롯데가 지분 12.8%를 보유하고 있다. 대홍기획도 지난해 계열사 내부거래량이 55%로 높은 편이다. 

LG그룹 광고계열사였던 LG애드는 사업재편 과정에서 부침을 겪었다. 2002년 사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다국적 광고그룹 WPP에 매각됐으나 6년 만에 LG그룹 품에 다시 안겨 HS애드로 회사이름이 바뀌어 운영되고 있다.

  제일기획 매각추진, 다른 그룹 광고계열사는 안녕한가  
▲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
두산그룹 광고계열사인 오리콤은 1967년 설립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광고회사지만 후발주자들에 밀려 위상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국내 광고시장은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라 모기업의 사세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리콤은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부사장(COO)이 경영에 합류하면서 업계 위상 변화를 노리고 있다.

대그룹 광고계열사들은 국내 광고시장이 정체에 접어들면서 성장성에 우려를 받고 있다. 국내 광고시장 규모는 2012년 9조7700억 원, 2013년 9조5900억 원, 지난해 9조65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 사이 시장규모가 정체상태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삼성그룹이 1위인 제일기획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미래에 대한 사업적 불확실성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정부가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칼을 빼든 것도 대기업 광고계열사들의 성장에 부정적 요소로 꼽힌다.

이 때문에 대기업 광고계열사들은 다방면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제일기획과 이노션은 각각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광고를 집행했던 노하우를 살려 글로벌 시장진출을 적극적으로 꾀하고 있다.
 
제일기획은 해외시장 비중이 2014년 22%에서 지난해 3분기 37%까지 늘어났다. 제일기획은 또 지난해 영국의 아이리스를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노션은 해외사업 비중이 60% 정도로 지난해 8월 미국 최대 독립 대행사인 호라이즌 미디어와 합자회사를 설립하기로 하는 등 글로벌 광고시장에서 잰걸음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광고대행사들이 계열사 일감에 의존하는 안이한 경영만으로 생존 자체가 힘들어진 상황”이라며 “광고 플랫폼이 다변화한 것도 광고대행사들의 탈바꿈이 절실한 이유”라고 말했다.

SK그룹에서 광고대행 사업을 하는 SK플래닛의 경우 올초 11번가를 운영하는 자회사 커머스플래닛과 합병하는 등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제일기획도 최근 들어 캐릭터 사업에 뛰어들고 스포츠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신사업 신출을 시도하며 생존 전략을 활발하게 모색해 왔는데 매각설로 회사의 앞날이 오리무중에 놓이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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