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가 팬덤과 아티스트의 친밀감 높은 일대일 메시지서비스를 바탕삼아 플랫폼 기반의 팬덤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SM엔터테인먼트는 자회사 디어유의 유료서비스 버블을 토대로 팬덤사업 플랫폼시장에서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버블은 디어유에서 운영하는 팬덤사업 플랫폼 리슨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용자가 매달 구독료 4500원을 내면 특정 아티스트와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이용자가 아티스트로부터 문자는 물론 사진, 음성, 음악 메시지까지 받아볼 수도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버블을 통해 아티스트와 이용자의 친밀한 소통이라는 차별화된 강점을 얻게 됐다.
버블에 입점한 아티스트는 여러 이용자의 메시지를 모두 볼 수 있지만 이용자 개인은 아티스트의 메시지만 볼 수 있다.
이용자가 아티스트와 일대일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보이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이용자의 만족도가 높고 여러 아티스트의 버블서비스를 구독하기도 쉽다.
코로나19로 아티스트가 팬덤과 직접 만날 기회가 줄어들면서 소통을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버블의 인기가 더욱 올라가기도 했다.
버블은 대표 경쟁 서비스인 하이브 위버스와도 차별화되는 강점으로 꼽힌다.
위버스는 멤버십 구독자에게만 공개되는 아티스트의 사진과 영상, 위버스샵과 연계된 기획상품(굿즈) 판매 등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가 2021년 1월 팬덤사업 플랫폼 유니버스를 내놓으면서 아티스트의 메시지를 직접 받을 수 있는 프라이빗 메시지 기능을 통해 버블을 벤치마킹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디어유는 2017년 출범 이후 매해 적자를 봤지만 2020년 2월 버블을 내놓은 이후 팬덤사업 플랫폼시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매출 89억 원, 영업이익 32억 원을 거두면서 분기 기준으로 처음 흑자전환했다. 매출도 2020년 130억 원의 절반 이상을 한 분기 만에 거뒀다.
물론 버블은 위버스와 비교하면 규모가 아직 작은 편이다.
버블 가입자 수는 올해 1분기 기준 10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위버스 가입자 수는 같은 기간 2200만 명을 넘어섰다.
하이브가 네이버·YG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위버스 몸집을 키우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도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다른 기업과 협업을 통해 맞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디어유 주식을 사들이면서 전체 지분 23.3%를 확보했다. 더불어 JYP엔터테인먼트의 일본 걸그룹 니쥬가 버블에 입점했다.
버블에는 지금까지 SM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국내 아티스트만 들어와 있었는데 해외 아티스트로 입점이 확대됐다.
JYP엔터테인먼트는 남자 버전 니지 프로젝트 등 해외 현지화된 아티스트를 계속 준비하고 있는데 이들도 향후 버블에 입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SM엔터테인먼트가 디어유의 기업공개(IPO)로 끌어 모은 자금을 활용해 버블에 들어오는 아티스트 수를 늘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디어유는 2020년에 한국투자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했다. 현재 상장예비심사를 받기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버블을 비롯한 디어유 플랫폼서비스의 해외 이용자 비중이 72% 수준에 이르는 만큼 안정적 성장이 예상된다”며 “앞으로 연간 100억 원 이상의 이익 기여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