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영 기자 doyoung@businesspost.co.kr2021-06-06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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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공영이 국내 1호 트램(노면전차)인 위례선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최문규 한신공영 각자대표이사는 이번 사업의 수주를 통해 새롭게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노면전차 형태의 트램사업 선점을 기대하고 있다.
▲ 최문규 한신공영 각자대표이사.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신공영과 두산건설은 트램 노선인 위례선 수주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조달청이 5월31일 마감한 ‘위례선 도시철도 건설공사’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에 한신공영과 두산건설이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례선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조성되는 트램 노선이다. 총길이는 5.395km로 위례신도시 내부를 지나다니도록 설계됐다.
위례선 공사는 지하철 5호선 마천역에서 8호선과 분당선 환승역인 복정역을 잇는 본선과 함께 8호선 위례역(가칭)까지를 연결하는 지선 건설로 구성된다. 사업비 규모는 약 1800억 원이다.
한신공영 컨소시엄은 한신공영이 지분 45%로 주관사를 맡았으며 KCC건설(23%), 대흥종합건설(10%), 지아이(9%), 롯데정보통신(8%), 동문건설(5%)과 한 팀을 구성했다. 설계사로는 유신과 동일기술공사가 컨소시엄에 합류했다.
최 대표가 위례선 트램을 수주한다면 국내 트램시장을 선점해 후속 수주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국내 1호라는 상징성과 홍보효과도 있다.
국내 트램시장은 이제 막 싹이 트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서울, 부산, 대전, 경기 등 5개 시·도에 걸쳐 모두 18개의 트램 노선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하는 등 트램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전 2호선, 부산 오륙도선, 서울 위례선, 경기 동탄트램 등이 노선별 사업계획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이번 사업을 수주해 실적 개선의 돌파구도 마련해야 한다.
최 대표가 2017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한신공영은 2018년 영업이익 2145억 원으로 역대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그 이후 지속적으로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
한신공영은 2019년 영업이익 1245억 원, 2020년 1181억 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2년 사이에 영업이익이 반토막이 난 셈이다.
특히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견건설사 가운데 한신공영만 영업이익이 홀로 감소했다는 점은 최 대표에게 뼈아플 수밖에 없다.
다만 이번 사업에 강력한 경쟁자가 참여하고 있어 사업 수주가 만만치 않다는 시각이 나온다.
경쟁 컨소시엄의 주관사를 맡은 두산건설은 신분당선과 호남고속철, 서울 서부선 등 사업비가 1조 원이 넘는 대형 철도사업을 여럿 시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두산건설 컨소시엄은 두산건설이 지분 40%로 주관사에 자리하고 있고 태영건설(20%), 현대엔지니어링(17%), 가야건설(7%), 대우산업개발(6%), 청우디엔씨(5%), 케이비아이산업개발(5%) 등이 참가하고 있다. 설계사에는 도화엔지니어링과 동해종합기술공사가 참여했다.
한신공영은 2014년 포항~삼척 동해선 철도공사와 2015년 중앙선 도담~영천 복선전철 공사, 2016년 영천신경주전철, 서해선복선전철 공사를 한 경험이 있지만 두산건설이 수주했던 사업들보다는 규모가 작다.
최 대표는 철저한 준비로 두산건설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2019년 서울시의 기본계획 수립단계부터 철저히 준비해 왔다”며 “관계부서와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활발하게 홍보도 해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참여하는 두 차량 제작사인 현대로템, 다원시스와 사전에 상당한 수준까지 협상이 진전되기도 했다”며 “그러자 두산건설이 2월에는 참여를 포기하기도 했었다”고 덧붙였다.
두산건설은 차량 제작사를 포함해야 하는 기존의 일괄입찰방식에서는 입찰을 포기했다가 차량 제작사를 제외하도록 입찰방식이 바뀌자 다시 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입찰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앞으로 새롭게 열릴 트램공사 입찰에서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공입찰은 동종입찰 경험이 많을수록 사업제안서를 더 정교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는 위례선 입찰과 관련해 14일 현장설명회와 설계서 열람절차를 거쳐 11월11일 입찰을 마감한다는 일정을 세워뒀다. 실시설계 적격사 선정을 위한 심의는 11월에 진행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