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 주가가 모처럼 나란히 올랐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조선3사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반등이 조선3사의 극심한 수주가뭄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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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 주가가 15일 모두 올랐다.
삼성중공업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7.32% 오른 1만1천 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현대중공업 주가는 7.18% 오른 10만1500원,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3.59% 오른 4330원에 각각 장을 마쳤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조선사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12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12.3%, 북해산브렌트유 가격은 10.98% 뛰었다. 석유수출국기구가 원유감산에 합의할 가능성이 나오면서 국제유가가 반등했다.
지난해 조선3사는 수주목표의 절반밖에 채우지 못했다. 올해 1월 단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국내 조선업종을 대표하는 조선3사의 수주부진으로 우리나라의 국가별 수주잔량은 3년만에 최저수준까지 떨어졌다.
조선3사가 수주가뭄에 시달리는 이유는 실적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해양플랜트 발주가 뚝 끊겼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이 해양부문에서 61억 달러를 수주하며 체면을 지켰고 현대중공업은 15억 달러를 수주했지만,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수주실적이 없었다.
해양플랜트 발주는 국제유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유가가 오를수록 오일메이저들이 원유생산을 위한 투자를 늘리기 때문이다. 반면 유가가 떨어지면 신규투자에 나서지 않거나 기존 발주를 취소한다.
이 때문에 유가반등은 수주확대를 예고하는 긍정적 신호로 여겨진다. 이번에 조선3사 주가가 오른 것도 국제유가 상승 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조선3사 외에도 현대미포조선 주가가 이날 직전 거래일보다 7.45% 올라 조선주 가운데 가장 큰 주가 상승폭을 기록했고 한진중공업(3.66%)과 한진중공업홀딩스(4.09%) 주가도 올랐다.
조선기자재업종 주가에도 훈풍이 불었다. 세진중공업(6.51%), 현진소재(5.14%), 대양전기공업(0.83%), 태광(0.71%) 등의 주가도 조선회사 주가와 함께 상승했다.
그러나 국제유가 반등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기는 했지만 아직 실적 정상화로 이어질 정도로 의미있는 수주확대를 이끌기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많다.
투자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발주는 유가가 60~70달러는 돼야 본격적으로 재개될 것”이라면서 “해양플랜트 비중이 절반 이상인 상황에서 올해 유가가 급격히 반등하지 않는 이상 조선사들의 수주목표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올해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란이 선박발주를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란은 1200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원유수출을 위한 선박을 발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이 올해 처음 수주한 선박도 이란에서 생산한 원유를 운반하기 위해 터키선사에서 발주한 것이다. 이란이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를 늘릴 것으로 보여 LNG선에 강점이 있는 국내 조선사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