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시장에서 현대차 판매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기아차 판매는 크게 늘었다. 기아자동차는 사상최대의 월간 판매량을 기록해 현대차를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이에 따라 미국 판매량에서 기아차가 현대차를 앞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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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
현대기아차는 5월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지난해 5월보다 9% 늘어난 13만994대를 판 것으로 4일 집계됐다. 지난달 미국 자동차시장 전체 판매량은 11% 증가한 160만9678대였다.
현대차의 5월 미국 판매량은 7만907대로 지난해 5월과 비교해 4% 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다. 쏘나타(2만404대)와 엘란트라(2만1867대)가 각각 2만 대 이상 팔리면서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또 싼타페가 지난해 같은달보다 50% 가량 증가한 1만638대가 팔렸다.
이에 반해 지난달 기아차는 전년동기보다 15% 증가한 6만87대를 팔았다. 기아차의 월간 미국 판매량이 6만 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력 모델 K5(1만6843대)와 함께 쏘울(1만5606대), 쏘렌토(1만548대) 등이 고른 판매량을 보였다.
마이클 스프라그 기아차 미국법인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K5와 쏘울을 토대로 사상최대 월간실적을 달성했다”며 “소형차에서 고급차에 이르는 라인업을 바탕으로 계속해 판매를 늘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5월 누적판매량을 살펴보면 현대차는 29만702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기아차는 같은 기간 24만6769대로 9%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기아차의 5월 판매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미국시장에서 기아차가 현대차 판매량을 따라잡을지 주목된다.
미국 시장에서 판매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기아차의 전략은 라인업 확대다. 기아차는 K9과 K7 출시를 통해 고급차 부문까지 손을 뻗쳤다. 특히 K7은 5월에만 990대가 팔리면서 전년동기보다 판매량이 112.4% 증가했다. K9도 3월 출시 이후 판매량이 꾸준히 늘면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K9의 5월 미국 판매량은 227대였다.
기아차는 또 하반기 중 신형 쏘렌토와 신형 카니발의 미국 출시를 계획하고 있어 판매 증가세는 한 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미국 전시장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신형 LF쏘나타가 지난주부터 판매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앞으로 판매가 더욱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전체로 보면 5월 판매 증가율이 시장평균을 밑돌았다. 특히 엔저효과를 등에 업은 닛산이 19%의 판매증가율을 보이면서 판매량에서도 현대기아차를 앞질렀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4월 미국 판매량 순위 6위에 오른 지 한달 만에 다시 7위로 떨어졌다.
올해 1~5월 누적판매량 기준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8%로 혼다(9%)와 닛산(8.8%) 등 일본 완성차기업 두 곳에 비해 다소 뒤져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미국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엔저를 앞세운 일본기업들이 판촉과 인센티브를 강화하면서 현대기아차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GM, 도요타,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완성차기업들은 5월 평균증가율을 웃도는 증가율을 보였다.
GM은 지난해 5월보다 13% 증가한 28만4694대를 팔았다. 도요타(24만3236대)와 크라이슬러(19만4421대)도 각각 17%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포드의 5월 판매량은 25만3346대로 지난해 5월과 비교해 3%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순위변동은 없었다.
올해 1~5월 누적판매량 기준 미국 시장점유율은 GM(17.6%), 포드(15.5%), 도요타(14.3%), 크라이슬러(12.6%)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