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화유니그룹이 D램 시장 진출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사업에서 D램의 비중이 높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업체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기술격차를 최대한 벌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 칭화유니그룹 공격적 진출

4일 전자전문매체 디지타임스 등에 따르면 칭화유니그룹이 마이크론의 D램 기술력을 활용하는 대신 새로 건설하는 공장의 지분 일부를 마이크론에 넘겨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칭화유니그룹 D램사업 공격적 확장,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긴장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부문 사장.
칭화유니그룹은 미국 마이크론의 인수를 추진했지만 성사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지자 이런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칭화유니그룹은 최근 마이크론에 현재 기업가치보다 20% 높은 230억 달러의 거액에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는 역대 중국기업의 인수합병 가운데 최대 규모"라며 "미국정부에서 중국기업의 이런 공격적 인수합병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아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도했다.

칭화유니그룹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메모리반도체 사업의 육성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의 특성상 기술력 확보가 쉽지 않아 고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칭화유니그룹은 자체 기술력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해 마이크론과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마이크론도 최근 사업부진에 빠지고 있는 만큼 이번에 협력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칭화유니그룹은 지난해 말 SK하이닉스에도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지만 SK하이닉스는 이를 거절했다.

◆ 기술력 발전에 속도 내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칭화유니그룹의 거센 공세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업체가 메모리반도체 기술력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제품 양산에 들어가기까지는 최소 3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기존에 전망됐다.

  칭화유니그룹 D램사업 공격적 확장,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긴장  
▲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하지만 칭화유니그룹이 공격적으로 생산시설을 증대하고 세계 D램 3위 업체인 마이크론의 기술력까지 확보할 경우 위협이 현실화되는 시점은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사업에서 D램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타격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PC시장이 둔화하자 모바일 D램 수요에 집중해 성능과 전력효율을 높인 20나노대 이하 D램 미세공정기술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20나노 공정으로 생산한 차세대 제품 'HBM D램'을 선보이며 "차세대 초고속 D램 제품으로 프리미엄 메모리시장 공략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역시 "20나노대 D램 등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며 "경쟁이 심화되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선두업체로서 지위를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D램 업황 부진으로 낸드플래시 등 기타 반도체 제품에 투자비중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칭화유니그룹의 빠른 추격에 따라잡히지 않기 위해서 D램 연구개발도 지속적으로 투자해 기술격차를 더 벌여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D램 사업은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요 수익원 역할을 해온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성능과 가격경쟁력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