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재 우리자산신탁 공동대표이사가 수익 다변화를 위해 리츠(REITs)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이 대표는 리츠시장의 경쟁 심화에 대응해 새로운 리츠분야인 대토리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자산신탁 3기 신도시 대토리츠 추진, 이창재 수익 다변화 탄력

▲ 이창재 우리자산신탁 공동대표이사.


5일 우리자산신탁에 따르면 이 대표가 리츠사업 활성화를 통해 우리자산신탁의 수익을 다변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을 크게 늘리며 수익 다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데 올해는 리츠사업을 통해 안정적 수익원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부동산 관련 증권 등에 투자해 운영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투자신탁이다.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라임펀드 등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이후 펀드 시장이 침체기를 겪으며 최근 안정적 투자처로 리츠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리츠는 투자대상이 실물자신인 부동산으로 물가가 상승해도 투자가치의 하락 위험을 줄일 수 있고 최악의 상황이 벌어져도 보유주식 및 부동산을 처분해 투자원금 손실에 대비할 수 있다.

우리자산신탁은 3월29일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겸영인가를 취득해 리츠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다만 이 대표는 기존 리츠시장에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대토리츠를 첫 사업대상으로 점찍어 둔 것으로 보인다.

국내 리츠시장의 자산총계는 2010년 7조6천억 원에서 2020년 61조3천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같은 기간 리츠 수도 50개에서 282개로 늘었다. 

리츠를 1개 이상 운용하고 있는 자산관리회사는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31곳에 이른다.

리츠시장이 성장하며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셈인데 이 대표는 새로운 리츠분야로 경쟁 강도가 비교적 낮은 대토리츠를 주목하고 있다.

대토리츠는 국가에서 토지 보상을 받아야 하는 토지 소유주가 현금 대신 토지로 보상 받는 대토보상으로 조성된다. 

토지 소유주가 보상 받은 토지를 리츠로 출자하면 자산관리회사가 개발사업을 진행한 뒤 수익을 배당하는 방식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7월 약 50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3기 신도시 토지보상금이 다른 주택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토보상과 이를 활용한 대토리츠를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4월13일 대토리츠 영업인가 전 특례등록 절차를 신설한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이 공포·시행되면서 토지 소유주들의 대토리츠 참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는 대토보상 계약을 맺은 뒤 5년 정도가 지나야 대토리츠에 대토보상권을 현물출자할 수 있었지만 법 개정으로 리츠 영업인가 전에 특례등록을 통해 대토보상권을 바로 출자할 수 있게 됐다.

우리자산신탁은 하남 교산지역 토지 소유주들과 대토리츠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르면 9월 경 대토리츠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자산신탁 관계자는 "자금조달과 상품으로서 수익성을 갖추는 구조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토지보상 계약이 완료되는 시기가 되면 대토리츠 등록이 가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우리자산신탁이 리츠사업 진출에 시동을 걸며 실적 개선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 대표는 앞서 우리자산신탁을 맡아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으로 수익을 다변화해 실적 개선세를 이끌었다.

이 대표 취임 전인 2018년 불과 2건이었던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은 2020년 말 기준 44건까지 늘어났다.  

우리자산신탁의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보수도 2019년 8억 원에서 2020년 106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우리자산신탁은 올해 1분기에도 9건의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을 수주해 영업수익 130억 원가량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리츠시장에 진출해 추가 수익원을 갖추게 되는 만큼 실적 개선에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자산신탁은 2020년 영업수익으로 794억 원을 거둬 2019년(751억 원)보다 5.7%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309억 원에서 353억 원으로 14.23% 증가했다.

우리자산신탁 관계자는 "지난해 책임준공형 토지신탁과 도시정비사업 등으로 수익을 다변화한 데 이어 올해는 리츠사업으로 수익 다변화에 나설 것"이라며 "리츠사업을 통해 우리은행, 우리자산운용 등 우리금융그룹과 시너지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