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균 하나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디지털을 강화한 성과를 내고 있다.

비대면 채널의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매출 증가세가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오늘Who] 하나손해보험 다이렉트 매출 급증, 권태균 디지털로 수확

▲ 권태균 하나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4일 하나손해보험은 2021년 3월 기준으로 자동차보험 매출실적이 정체에서 탈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0년 6월 출범 이후 1년도 되지 않아 나타난 성과다.

하나손해보험 관계자는 “비교적 정체돼 있던 자동차보험 매출이 4분기부터 개선세를 나타냈고 올해 1분기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권태균 사장은 디지털손해보험사를 추구하고 있어 자동차보험 실적 개선이 더욱 반갑다.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매출 증가가 전체 자동차보험 매출 실적을 견인했기 때문이다.

하나손해보험 2021년 1분기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매출은 2020년 1분기보다 3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업계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매출 증가율 20.7%를 크게 웃돌았다.

다이렉트보험은 설계사를 통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가입할 수 있다. 일반 보험보다 보험료가 15%가량 저렴한데다 최근 비대면 채널 확산에 따라 다이렉트보험 성장세가 가파르다.

하나손해보험은 여기에 보험료 할인을 더욱 확대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특히 차량운행을 적게 하기로 약정하면 보험료를 최대 40%까지 할인해주는 마일리지 선할인 특약이 효과를 거뒀다.

하나손해보험은 2020년 12월부터 마일리지 선할인 특약을 선보였는데 3월 들어 가입자가 2월 대비 30% 증가하는 등 매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밖에도 하나손해보험은 3년 이하 신차 중심으로 보험료를 낮게 책정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이지세이브, SK엠앤서비스 등 비교견적사이트에서 신규고객 유입량이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페이코 등 디지털 제휴 플랫폼 확대도 도움이 됐다.

2020년 6월 하나손해보험이 출범하면서 권 사장은 디지털 기반 종합손해보험사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출범식에서 “디지털 기반 신생활보험 플랫폼을 구축해 대한민국 손해보험을 디지털로 손보겠다”고 밝혔다.

이후 디지털 담당부서를 신설하고 시스템 개발·운영, 데이터 분석·전략, IT인프라 기획, UI·UX디자인 등 디지털분야에서 경력직 인재를 폭넓게 채용해 디지털 역량을 강화했다.

권 사장은 또 비대면 보험 가입 소요시간을 3~4분으로 단축하고 카카오톡 챗봇상담도 도입했다. 업무 자동화 프로세스를 강화해 고객 편의성을 높인 부분이 최근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매출 증가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권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내부인력의 디지털 역량을 키우고 필요하면 외부 인력과 플랫폼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향한 의지를 나타냈다.

디지털손해보험사를 향한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하나손해보험은 20일까지 데이터분석·기획분야 경력직 채용을 진행 중이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과 상품전략을 마련하고 마이데이터·공공데이터 등 외부데이터 활용전략도 수립하기 위함이다.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등 하나손해보험의 디지털역량이 고도화될수록 실적 개선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손해보험은 2020년 순손실 16억 원을 냈는데 4분기만 놓고 보면 순이익 8억 원을 냈다. 2021년 1분기에는 순이익 규모가 48억 원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아직까지 하나금융그룹 내에서 존재감은 크지 않다. 하나금융지주는 4월 말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카드와 보험계열사의 경쟁력이 다른 그룹보다 아직 떨어진다고 말했다.

하나손해보험은 2020년 하나금융지주가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해 출범한 회사다. 권태균 사장은 인수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아 인수작업을 지휘했고 인수 이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