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 자산관리서비스'를 내놓을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다만 일부 증권사들은 금융당국의 제재를 앞둬 신규사업인 마이데이터사업 진출 여부를 결정할 금융당국의 판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
18일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23일부터 마이데이터 사업자 2차 신청 접수를 받는다.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한 주요 증권사들은 앞서 1차 마이데이터 예비허가에서 탈락했다. 이에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이번 2차 심사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1년 하반기부터 마이데이터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라 증권사들은 마이데이터 사업권을 따낸 뒤 이를 활용한 초개인화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초개인화 자산관리'란 개인별 과거 투자정보를 정밀 분석하고 가공해 맞춤형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것을 일컫는다.
마이데이터를 활용하면 기존보다 다양한 정보들을 자산관리상품에 적용할 수 있어 금융권에서 새로운 시장으로 여겨진다.
현재 KB증권은 2020년부터 제공해 오던 구독형 자산관리서비스 '프라임클럽'을 위한 단독 플랫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프라임클럽은 현재 증권거래 애플리케이션 '마블' 안에서 제공되고 있는데 앞으로는 주식거래보다 자산관리서비스를 중점적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KB증권은 향후 프라임클럽을 통해 로보어드바이저(RA)와 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된 비대면 자산관리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올해부터 WM디지털사업부를 가동하고 그 아래에 비대면 고객 자산관리서비스를 담당하는 디지털영업본부와 디지털솔루션본부를 둬 더욱 수준 높은 디지털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데이터 분석 및 활용기술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기관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2020년 서울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과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금융데이터 분석기술 공동개발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고객을 위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제공해 마이데이터사업 관련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2020년 12월에는 서울대학교 산업시스템혁신연구소 산하 데이터마이닝센터와 ‘텍스트 마이닝을 활용한 금융 데이터 관리’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었으며 올해 4월에는 ‘빅데이터, 머신러닝, 인공지능 관련 퀀트 리서치 공동연구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밖에 한국투자증권과 교보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도 마이데이터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한국투자증권과 교보증권은 이달 들어 각각 금융데이터 분석 전문기업인 딥서치, 초개인화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콴텍과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하는 등 자산관리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다만 일부 증권사는 '징계 리스크'로 마이데이터 사업진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여있다.
현재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펀드, KB증권은 라임펀드 환매중단 사태에 따라 당국의 최종제재 결정을 앞두고 있다.
이들이 중징계 이상의 제재를 받게 된다면 향후 3년 동안 마이데이터사업을 포함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게 된다.
최근 정부가 마이데이터 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심사중단제도의 경직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금융권으로부터 꾸준히 나오고 있어 금융당국의 판단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당국은 3월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중단됐던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은행, 하나카드, 핀크 등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4개사의 마이데이터 허가심사를 재개하기도 했다.
대주주에 형사소송 절차가 시작된 이후 후속절차 없이 4년이 넘게 지났고 소송이나 절차가 언제 끝날지 합리적으로 예측하기 힘들다는 금융위원회의 판단에 따른 조치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