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가 진짬뽕을 앞세워 무섭게 라면시장을 파고들자 농심이 비상을 걸었다.
오뚜기의 진짬뽕이 홈플러스 등 일부 대형마트에서 농심의 신라면을 밀어내고 판매량 1위로 올라서면서 라면시장의 판도를 바꿀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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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 농심 사장(왼쪽)과 함영준 오뚜기 회장. |
26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의 주요 대형마트에서는 농심의 맛짬뽕 시식행사가 열리고 있다. 농심은 시식행사뿐 아니라 추가증정이나 가격할인, 사은품 증정 행사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신제품 시식행사는 외주업체 직원들이 전담하는데 최근에는 농심 본사 직원들이 직접 현장을 챙기고 있다.
경기도 일산의 한 대형마트에 근무하는 직원은 “농심 본사 직원들이 직접 마트에 나와 시식을 유도하고 제품 판매에 열심인 것도 처음 본다”고 말했다.
농심은 주말마다 목 좋은 자리에 맛짬뽕 시식행사를 잡기 위해 대형마트에 ‘민원’도 넣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은 진짬뽕을 앞세운 오뚜기의 공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12월부터 25일까지 라면 전체매출을 분석한 결과 오뚜기 진짬뽕이 1위에 올랐다. 그 뒤를 농심의 맛짬뽕과 신라면, 짜왕이 차지했다.
1년 전에 농심의 신라면과 짜파게티, 안성탕면이 1~3위를 차지했는데 진짬뽕의 등장으로 라면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시장정보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매출 기준으로 라면시장의 점유율은 농심이 54.1%를 차지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6.9%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오뚜기 점유율은 24.1%를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7.4%포인트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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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뚜기가 2015년 10월 선보인 진짬뽕. |
오뚜기의 시장점유율이 20%를 넘어선 것도 지난해 12월이 처음이다.
물론 아직까지 라면시장에서 두 회사의 점유율 차이는 30%포인트 이상 벌어진다. 그러나 수십년 동안 압도적 점유율 1위를 지켜온 농심으로서는 진짬뽕을 앞세운 오뚜기의 약진에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짬뽕라면의 경우 일반라면보다 가격이 2배 이상 비싼 프리미엄 제품이기 때문에 전체매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1년 팔도 꼬꼬면 열풍이 불었을 때 농심의 점유율이 잠시 주춤한 적이 있었지만 오뚜기 진짬뽕의 약진은 또다른 의미가 있다”며 “하얀 국물 라면은 곧 시들해졌지만 중화풍의 짬뽕라면은 독창적 맛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