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 '스타리아라운지'. <비즈니스포스트> |
“스타리아로 국내 승용형 MPV(다목적차량)시장을 확대하겠다.”
유원하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이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한 스타리아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스타리아는 국내 경상용차(LCV)시장 강자로 평가되는 스타렉스의 후속작이다.
스타렉스에서 이름을 바꾼 것은 물론 기존 스타렉스가 지니고 있던 경상용차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기아 카니발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미니밴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스타리아는 가족차(패밀리카)로도 성공할 수 있을까?
스타리아라운지 7인승 모델을 직접 타봤다.
◆ 어색함 없는 미래형 외관, 단순함과 매끈함도 스타리아 장점
15일 경기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스타리아 시승행사가 열렸다.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담당 전무는 스타리아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스타리아는 군더더기가 없는 차”라며 “라인이 많고 복잡한 차가 아니라 정말 단순하면서 최대한으로 공간감을 밖으로 보여주는 차”라고 말했다.
스타리아를 보니 그렇게 표현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스타리아는 약간 둥그스름한 직육면체를 정면만 비스듬히 깎아놓은 뒤 바퀴 위에 올려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 시승 대기 중인 '스타리아라운지'. <비즈니스포스트> |
이런 단순함과 깔끔함은 스타리아에 미래적 이미지를 더했다.
현대차는 스타리아를 미래 목적기반 모빌리티(PBV)의 시작이라고 소개한다.
미래 목적기반 모빌리티는 평평한 스케이트 플랫폼을 유지한 채 그 위에 고객의 필요에 따라 서로 다른 차체를 올리는 형태로 제작된다.
스타리아의 미래적 이미지는 정면의 후드와 범퍼를 가로지르는 얇고 긴 주간주행등을 통해 완성됐다.
정면 디자인은 실물을 보기 전에는 현실과 조금은 동떨어진 느낌을 줄 것 같았으나 직접 보니 오히려 둥글둥글한 귀여운 느낌을 더할 뿐 과한 느낌은 없었다.
스타리아의 외관 특징으로 정면과 측면, 후면의 큰 창 역시 빼놓을 수 없는데 이는 매끈한 이미지를 더했다.
들어가거나 튀어나오지 않고 차체와 하나인 듯한 창은 자동차 창문이 아닌 기차 창문처럼 느껴졌다.
이 전무는 스타리아의 가장 강한 매력으로 탁 트인 창문이 주는 개방감을 꼽으며 “스타리아는 기차를 타고 갈 때 큰 창을 통해 바깥 풍경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말했는데 기차 느낌은 실내뿐 아니라 실외에서 스타리아 창을 바라볼 때도 그대로 느껴졌다.
▲ 기차 창문 느낌을 주는 '스타리아라운지' 2열 창 외관. <비즈니스포스트> |
이 전무는 창문과 차체의 접합부 굴곡을 최소화하는 디자인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작업이라고 설명했는데 스타리아를 통해 실현한 만큼 앞으로 출시될 현대차에 종종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리아는 실내 디자인도 외관처럼 군더더기 없이 단순하고 깔끔했다.
스타리아는 요즘 신차에 들어가는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통합형 디스플레이를 채택하지 않고 이를 분리해 실용성을 강화했다.
디지털 계기판은 운전석에서 멀리 놓아 개방감을 높였고 내비게이션 등을 보여주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최대한 앞으로 배치해 손이 쉽게 닿도록 했다.
스타리아는 다목적차인 만큼 가족차뿐 아니라 실용성을 강조하는 경상용차 모델로도 출시된다.
이런 점이 실내 디자인에 반영된 듯했는데 이에 따라 실내는 외관과 비교해 미래적 이미지는 다소 덜했다.
스타리아는 인포테인먼트시스템도 요즘 신차가 채택하는 12.3인치 디스플레이 대신 10.25인치 디스플레이를 선택했다.
▲ 현대자동차 '스타리아라운지' 실내. <비즈니스포스트> |
◆ 편안한 2열 시트와 탁 트인 개방감, 가족차로 매력 높인다
이날 시승행사는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김포 캠프원 스튜디오로 이동한 뒤 이뤄졌는데 고양에서 김포로 이동할 때 스타리아 뒷자석을 경험할 수 있었다.
현대차는 스타리아를 가족용차로도 출시한 만큼 뒷자석의 편안함과 활용성을 강조한다. 그런 만큼 시승행사에도 별도의 코스를 마련해 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듯했다.
스타리아 2열에 앉았을 때 가장 마음에 든 점은 역시나 개방감이었다.
탁 트인 창은 이 전무의 말처럼 기차 여행을 떠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
조수석 뒷자리에 앉아 오른쪽 창을 휴대폰 카메라에 담으려고 노력했는데 몸을 아무리 뒤로 빼도 넓은 창은 휴대폰 카메라 한 화면에 담기지 않았다.
현대차는 안전을 강화하며 스타리아 전 좌석에 3점식 안전벨트를 적용했다. 움직임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넓은 창을 한 화면에 담기 위해 반대쪽 창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 '스타리아라운지' 실내에서 바라 본 2열 창문. <비즈니스포스트> |
다만 2열 창이 하나가 아닌 2개로 나뉘어져 있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2열 창은 통유리가 아닌 여닫을 수 있도록 2개의 창으로 나뉘어져 있었고 중간에 경계가 있었다. 차의 전체적 느낌에 맞춰 통유리로 돼 있다면 더욱 탁 트인 개방감을 줄 듯했다.
창은 수동으로 앞뒤로 밀어서 열고 닫는 방식이었는데 성인 남자가 밀기에도 조금은 뻑뻑하게 느껴졌다.
2열에 적용된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 기능은 넓은 개방감과 만나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릴렉션 시트 기능은 좌석 옆의 버튼을 하나 누르는 것만으로 손쉽게 작동했다. 편안한 안마의자 부럽지 않게 뒤로 젖혀지며 안락함을 줬다.
릴렉션 시트 기능이 적용된 상태에서도 별도로 세밀한 시트 조정이 가능했다. 등받이를 뒤로 더 젖히거나 발걸이를 위로 더 올릴 수 있어 탑승자가 원하는 편안한 시트 형태를 구현할 수 있었다.
▲ '스타리아라운지' 2열 시트. 버튼을 누르면 릴렉션 시트 기능이 작동한다. <비즈니스포스트> |
릴렉션 시트 기능이 작동될 때 시트가 움직이며 ‘잉’하는 미세한 소리가 났으나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현대차는 스타리아를 통해 이동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한다.
좌우 넓은 창에 썬루프까지 더해져 탁 트인 공간 속에서 릴렉션 시트 기능을 통해 거의 누운 자세로 이동하는 경험은 현대차 말처럼 새로움으로 다가왔다.
가는 길에 라디오 볼륨을 크게 높여달라고 요청했는데 보스 사운드시스템을 통해 나오는 선명한 음악은 이동의 즐거움을 더했다.
스타리아는 굳이 릴렉션 시트 기능을 사용하지 않더라고 편안한 시트를 제공한다. 무릎 공간은 물론 앉았을 때 머리 윗 공간도 주먹 세 개는 거뜬히 들어갈 정도로 넉넉하다.
스타리아 실내 공간 높이는 140cm 가량이다. 초등학생이 서서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로 높다.
▲ 현대자동차 '스타리아라운지' 후면. <비즈니스포스트> |
에어컨 바람세기를 조절할 수 있는 2열 공조 조작계가 조금 멀리 있는 점은 아쉬웠다.
2열 공조 조작계는 오른쪽 문 앞쪽 위편에 붙어 있는데 몸을 많이 세워야 손이 닿았다.
스타리아는 시트의 앞뒤 움직임 폭이 넓다는 점도 장점으로 내세운다. 2열 시트를 가장 앞으로 당기면 그나마 몸을 덜 일으켜도 손이 닿았는데 그렇게 되면 발이 조수석에 걸려 릴렉션 시트 모드를 사용할 수 없었다.
스타리아를 타고 김포로 이동할 때는 왜 저렇게 2열 공조 조작계를 멀리 달아놨을까 궁금했는데 김포에 마련된 스타리아 전시장에서 9인승과 11인승 차량을 보니 이유를 알 것 같았다.
7인승은 뒷자리에 시트가 두 줄이 들어가지만 9인승과 11인승은 세 줄이 들어간다. 뒷자리에 세 줄이 들어간 상태에서 2열에 앉자 공조 조작계가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현대차는 스타리아를 카고 3인승과 5인승부터 승합용으로 7인승, 9인승, 11인승까지 만든다. 여러 모델을 고려한 만큼 각 모델 별로 실내 디자인에서 조금씩 아쉬움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운전석 장점도 개방감, 운전자를 배려하는 세심한 디자인도 매력적
이날 시승은 김포 캠프원 스튜디오를 출발해 특정 지역을 돌아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으로 돌아오는 60km 가량의 코스에서 이뤄졌다.
시승차로는 4680만 원짜리 스타리아라운지 인스퍼레이션 트림(등급) 풀옵션 모델이 제공됐다.
▲ 도로를 달리고 있는 '스타리아라운지.' <현대자동차> |
스타리아는 디젤2.2VGT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77PS(마력)과 최대토크 44.0kgf·m의 성능을 낸다. 복합연비는 10.8km/ℓ(자동)을 보인다.
스타리아는 힘 좋은 디젤엔진답게 가속에 무리가 없었다.
시승차량으로 제공된 스타리아라운지 7인승 모델은 공차 중량이 2390kg에 이르는 큰 차였지만 큰 차를 운전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스티어링휠은 묵직함은 덜했지만 부드럽게 돌며 주행방향을 바꿨고 가속페달은 예민하다는 느낌 없이 안정적으로 반응했다.
스타리아에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도 다수 적용됐다.
전방충돌방지보조(FCA), 차로유지보조(LFA), 후측방충돌방지보조(BCA), 후방교차충돌방지보조(RCCA),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 등이 기본으로 적용되는데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은 큰 차임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운전의 피로도를 낮췄다.
다만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없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요즘 신차는 대부분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운전 중 가장 마음에 든 점 역시 개방감이었다.
정면은 물론 허리까지 내려오는 양옆 창은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며 운전의 맛을 더했다.
스타리아 앞문 창은 마음만 먹으면 성인 남성도 별 무리 없이 창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을 정도의 크기를 지녔다.
현대차는 앞좌석 창을 크게 디자인하면서 안전을 위해 창을 끝까지 다 내리지 못하도록 설계했다.
이 전무는 안전과 함께 팔걸이(암레스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창 일부를 남겨뒀다고 하는데 실제 사용해 보니 이 작은 부분이 차의 안정감을 더하며 신뢰를 줬다.
운전석 수납공간이 많은 점도 장점으로 느껴졌다.
스타리아는 센터콘솔(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공간) 외에 계기판 주위에도 별도의 수납공간을 만들어 운전자가 물건을 쉽게 꺼내 쓸 수 있도록 했다.
▲ '스타리아라운지' 계기판 주변에 마련된 별도 수납공간. <비즈니스포스트> |
스타리아 내부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미래적 이미지는 덜했지만 이런 세심함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스타리아에 처음 적용된 ‘후석 뷰’ 기능은 실효성이 조금은 낮아 보였다.
후석 뷰 기능은 안전 상 운전 중에는 작동하지 않고 주차상태에서만 작동했다.
후석 뷰 기능은 뒷좌석에 설치된 카메라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연동해 내비게이션 화면으로 뒷좌석을 볼 수 있는 기능이다. 주차상태라면 굳이 카메라를 통하지 않고 뒷좌석 승객을 직접 보고 이야기를 나눌 거란 생각이 들었다.
직접 시승한 스타리아라운지 7인승 모델의 연비는 12.1km/ℓ를 보였다.
신호 대기 등 차량이 멈췄을 때 자동으로 엔진을 멈추는 ISG시스템이 적용돼 연비 향상을 도왔다.
현대차는 스타리아를 용도에 따라 승용 고급모델 ‘스타리아라운지’와 일반모델 ‘스타리아’ 두 가지 라인업으로 운영한다.
스타리아라운지는 7인승과 9인승으로 구성되며 스타리아는 투어러(9인승, 11인승)와 카고(3인승, 5인승)로 나뉜다.
스타리아는 이용목적에 따라 디자인과 사양을 차별화해 기본 판매가격이 2726만 원부터 4135만 원 사이로 책정됐다.
구체적으로 일반모델(화물 및 승합용) 판매가격은 디젤 기준 △카고 3인승 2726만 원 △카고 5인승 2795만 원 △투어러 9인승 3084만 원 △투어러 11인승 2932만 원이다. 고급모델 스타리아라운지 가격은 7인승 4135만 원, 9인승 3661만 원이다. (개별소비세 3.5% 기준)
스타리아는 3월 사전계약 첫날 1만1003대의 주문이 몰리며 흥행을 예고했다.
현대차는 스타리아의 연간 국내 판매목표로 5만5천 대, 올해 국내 판매목표로 3만8천 대를 잡았다.
스타리아는 하반기 와이드모니터, 이동형 책상 등이 적용된 스타리아라운지 리무진도 출시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 현대차가 하반기 출시하는 '스타리아라운지' 리무진. <비즈니스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