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렌털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코로나19의 장기화, IT기술의 발달 등에 힘입어 러닝머신, 안마의자 등을 비롯해 가정용 의료가전까지 헬스케어 관련 제품들의 렌털서비스를 향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20년 LG헬로비전 렌털사업 브랜드 헬로렌탈의 러닝머신 제품 판매량도 2019년과 비교해 5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송구영 대표는 이런 시장 추세에 맞춰 올해 건강가전뿐 아니라 의료가전까지 헬스케어 관련 고가 가전제품을 추가해 렌털사업 영역 확장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LG헬로비전은 이를 위해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의료가전 판매임대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내용의 정관 일부변경 안건을 통과시켰다.
건강가전은 러닝머신 등 운동기구부터 안마의자 등이 포함된다. 반면 의료가전은 아직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시장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의료가전은 척추 마사지기, 가정용 고주파 자극기, 가정용 탈모치료기 등부터 수면무호흡증 치료를 위한 양압기, 가정용 인공호흡기, 근육 및 관절통증을 완화해주는 적외선 조사기, 각종 진단기기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전통적 의료 개념에서 벗어나 건강을 관리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헬스케어시장이 성장하면서 의료가전시장은 통신기업과 ICT업계 기업들의 새로운 먹거리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통신기업 등이 보유한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과 고객 기반 등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LG헬로비전은 자체적으로 케이블TV사업을 통해 폭넓은 가정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을뿐 아니라 모회사 LG유플러스도 최근 디지털헬스케어분야에서 사업제휴, 서비스 개발 등에 힘을 싣고 있다.
게다가 LG전자도 2020년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은 가정용 탈모치료기 ‘LG 프라엘 메디헤어’를 내놓는 등 의료가전사업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LG헬로비전으로선 의료가전 렌털사업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그룹사들이 뒷받침하고 있는 셈이다.
러닝머신, 안마의자, 탈모치료기 등 건강가전과 의료가전으로 분류하는 제품들은 대부분 쉽게 구매하기 힘든 고가의 제품들이라는 측면에서 렌털제품 수요가 더욱 클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LG 프라엘 메디헤어도 200만 원에 가까운 가격이 부담된다는 시선이 많다.
송구영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렌털 등 신사업을 키워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경영목표를 내놓았다.
그리고 LG헬로비전 사업조직을 홈(가정)과 지역으로 재편하고 결합상품, 렌털 등은 가정고객을 위한 사업으로 분류해 컨슈머사업그룹에 함께 배치하면서 방송통신과 렌털사업의 사업시너지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LG헬로비전은 2021년 렌털사업부문에서 매출 1천억 원을 내겠다는 구체적 목표도 설정했다. LG헬로비전이 2020년 렌털사업에서 매출 700억 원 수준을 거뒀다는 점을 생각하면 올해 렌털부문 매출을 1년 전보다 40% 넘게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LG헬로비전은 2016년 9월 TV와 PC 상품 중심으로 처음 렌털시장에 진출한 뒤 정수기, 공기청정기부터 에어컨, 세탁기 등 생활가전, 러닝머신 안마의자 등으로 제품 영역을 넓혀왔다.
LG헬로비전은 2020년 연결매출 기준 렌털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7% 수준으로 크지는 않다. 하지만 주력인 케이블TV사업이 정체된 가운데 렌털부문 매출은 한 해 평균 70% 이상 증가하고 있다.
LG헬로비전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2018년 이후 2년 연속 줄어들고 있다. 또 LG유플러스와 기업통합 과정을 거치면서 알뜰폰사업에서도 KT엠모바일에 시장 점유율 1위를 내줬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B2C(일반 소비자와 기업 사이 거래)렌털시장 규모는 2012년 4조6천억 원에서 2020년 18조5천억 원으로 커졌다. B2B(기업 사이 거래)렌털시장까지 더하면 시장규모가 40조 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된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렌털사업은 신사업 가운데서도 좋은 성장궤도를 그리고 있는 사업”이라며 “의료가전 렌털사업은 아직 제품과 서비스 등이 구체화된 단계는 아닌데 본격적 의료용이라기보다 코로나19시대 성장하는 홈헬스케어 관련 제품군을 추가하는 쪽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