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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삼웅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
이삼웅 기아자동차 사장이 기아차를 ‘청년'에 빗대 표현했다. 기아차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동시에 발전가능성을 자신하는 발언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내수시장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데 이 사장은 이번에 신차를 내놓고 부진을 만회하려고 한다.
이 사장이 29일 부산국제모터쇼에서 “기아차는 지난 5월 글로벌 누적 3천만 대 판매를 달성했지만 아직 청년인 만큼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이 사장이 기아차를 청년에 빗댄 것은 기아차의 브랜드가 아직 현대차와 차별성을 지니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해외 판매량에 힘입어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지만 국내 판매량이 계속 떨어지는 등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 신차로 내수부진 전환점 만들까
기아차는 신형 카니발과 신형 쏘렌토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사장은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신형 카니발을 공개하며 “신형 카니발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미니밴의 새로운 가치를 시장에 전파하는 선구자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형 카니발은 사전계약 개시 이틀 만에 누적계약 5천 대를 돌파하는 등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09년 11월 K7이 기록한 3100여 대 이후 기아차 신차 중 최고기록이다.
기아차는 현재 국내에서 현대차의 하위브랜드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인식은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쳤다. 4월 한 달 기아차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회사 4곳의 판매량이 모두 늘었지만 기아차만 나홀로 감소했다. 국내 자동차시장이 회복되는 가운데 기아차만 고개를 숙인 것이다.
이 사장은 신형 카니발 출시를 계기로 하반기에 반드시 전환점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카니발은 1998년 우리나라 최초의 미니밴으로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국내 57만 대, 해외 89만 대 등 총 146만 대가 팔렸다. 하지만 최근 모델 노후화와 수입차 공세에 밀려 판매량이 주춤한 상태다.
기아차는 신형 카니발을 월 4천 대, 신형 쏘렌토는 45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4월까지 두 모델을 합쳐 월 평균 3200대 정도가 팔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야심찬 포부다.
하지만 기아차의 승용차부문, 특히 핵심 라인업인 K시리즈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걸림돌이다. 기아차는 4월 K시리즈 모든 차종에서 판매량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K시리즈가 초기에만 흥행하고 시장 안착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 기아차 반전 꾀하는 이삼웅 사장은 누구?
이삼웅 사장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1985년 기아차에 입사했고 2011년 사장이 됐다. 기업에 사관학교 출신 인사가 사장으로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 사장은 신중하면서도 거침없는 성격이다. 이런 모습에서 군인의 우직함이 베어 나온다는 얘기를 듣는다. 그는 평소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거침없이 답변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또 품질에 관한 타협을 단 1%도 용납하지 않는 철두철미한 인물로도 평가받는다. 2011년 K9 출시 당시 일부에서 출시를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 사장은 K9 품질의 만전을 기하기 위해 출시시기를 조절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동차의 종합적 품질유지를 항상 강조하는 그의 경영관을 읽을 수 있다.
이 사장은 이번 부산국제모터쇼에서도 “품질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할 의사를 밝혔다.
이 사장은 철저한 현장형 CEO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성향이 비슷하다는 시각도 있다. 현장과 소통을 통한 리더십은 이 사장의 가장 큰 장기다.
이 사장은 입사 후 기아차 화성공장장, 소하리 공장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맡으며 생산과 노무 분야의 전문가로 통했다. 이 시절 현장에서 직접 직원들과 소통하던 경험을 지금도 이어오고 있다.
이 사장은 기아차에서 신차가 나올 때마다 그 차량을 직접 운전해 타고 다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최근까지 빨간색 ‘올 뉴 쏘울’을 직접 몰고 다녔다. 올 뉴 쏘울은 지난해 말 출시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자동차회사 CEO가 준중형차를 타는 것은 드문 일이다. 현대자동차와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다른 기업의 CEO는 모두 자사가 생산한 최고급 대형 세단을 탄다.
사회적 통념과 주위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 사장은 새로 출시된 차량을 타는 것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경차인 ‘레이’가 출시됐을 때에도 한동안 타고 다녔다.
이 사장은 지난해 연봉으로 11억 9500만 원을 받았다. 기아차의 각자대표를 맡고 있는 이형근 부회장은 14억 9400만 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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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자동차가 지난 29일 '2014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신형 카니발을 일반에 최초 공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