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상반기에 부산과 수원에서 추진하기로 했던 6천여 세대 규모의 분양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1만4천여 세대를 분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부산과 수원 분양이 늦춰진다면 분양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삼성물산 부산과 수원 분양 또 미뤄지나, 오세철 분양목표 달성 삐끗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


7일 삼성물산과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부산 동래구 온천4구역을 재개발하는 ‘래미안 포레스티지’의 일반분양은 당초 계획인 4월보다 미뤄질 것으로 파악된다.  

온천4구역 재개발조합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3월말 분양보증을 위한 일반분양가를 3.3㎡당 1628만 원으로 산정받았는데 조합이 기대했던 1900만 원대보다 크게 낮아 재심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재심사는 일반분양가를 산정받은 뒤 2개월 뒤부터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반분양은 이르면 6월에나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도시정비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온천4구역 재개발조합은 재심사에서도 일반분양가가 기대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내년 이후 후분양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분양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보증 없이 일반분양이 가능하지만 아파트를 60% 이상 지은 뒤 분양해야 하기 때문에 조합의 금융부담이 커질 수 있다.

삼성물산은 당초 래미안 포레스티지를 지난해 연말에 일반분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가 1월, 2월, 4월로 일정을 미뤘는데 분양 일정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는 것이다.   

래미안 포레스티지는 4043세대 규모로 일반분양만 2331세대에 이르는 대형단지다. 올해 삼성물산 분양물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래미안 포레스티지 일반분양 시점을 놓고 조합과 협의하고 있다”며 “일반분양이 미뤄질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사장은 수원 권선구 권선6구역 재개발사업의 일반분양이 늦춰질 가능성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선6구역 재개발사업은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 817-22번지 일대에 2178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삼성물산은 6월에 권선6구역을 일반분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조합이 현금청산을 합의하지 못한 가구 1곳의 철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분양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소위 말하는 ‘알박기’가 이뤄져 사업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인데 권선6구역은 현재 미청산가구 1곳을 제외하면 철거가 모두 이뤄졌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우선은 예정대로 6월 분양을 추진한다”고 말했지만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분양일정이 연기될 것으로 보는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삼성물산은 SK건설, 코오롱글로벌과 컨소시엄을 이뤄 2011년 권선6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했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아직 컨소시엄 사이에 시공비율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삼성물산이 주관사로서 가장 많은 시공비율을 차지하게 된다. 

오 사장은 부산과 수원에서 분양일정이 미뤄지면 올해 분양계획 달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오 사장은 올해 1만4천여 세대를 분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온천4구역과 권선6구역을 합친 분양물량이 6221세대로 44%가량의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올해 분양물량이 모두 도시정비사업장이기 때문에 하반기에 추가로 다른 사업장에서 분양일정이 밀릴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 통합재건축)’,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신반포15차 재건축)’, 서울 동대문구 이문1구역 재개발, 서울 송파구 잠실진주 재건축 등이 온천4구역, 권선6구역과 함께 올해 삼성물산의 분양물량에 포함됐다. 

삼성물산은 지난해에도 래미안 포레스티지, 래미안 원베일리 등의 분양일정이 밀리며 분양목표 1만2500세대의 절반가량만 채웠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