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2021-04-05 15:5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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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글로벌사업 담당 2년차를 맞아 하나금융그룹의 해외거점 확보를 뒷받침할 수 있을까.
이 부회장은 지주 글로벌 담당 부회장과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이 부회장은 글로벌사업을 맡은 첫해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해외지점 확대를 순조롭게 이루지 못했다. 다시 한 번 부회장으로 기회가 주어진 만큼 하나금융지주 글로벌사업 기반을 확충하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5일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지주회사와 주요 종속회사의 해외지점은 모두 24곳으로 2019년과 비교해 변동은 없다.
하나금융지주는 2020년에 자회사 하나은행이 국외영업점 3개, 해외현지법인 자체지점 23개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코로나19 등 글로벌 경제환경이 크게 변화하면서 해외거점 확보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하나금융지주가 2020년 해외사업에서 높은 성과를 낸 것을 고려하면 계획대로 거점을 확대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하나금융지주는 2020년 해외사업에서 약 5400억 원의 해외사업 순이익을 거뒀다. 전체 순이익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로 늘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하나금융지주는 2025년까지 해외사업 순이익 비중을 4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주요 선진국 금융사들은 글로벌비중이 50%에 육박한다”며 “사업구상 단계에서부터 글로벌시장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지주가 해외사업에 강한 의지를 지니고 있는 만큼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글로벌사업을 뒷받침할 이은형 부회장의 고민도 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고려대를 졸업하고 중국 지린대 석·박사를 거쳐 베이징대 고문 교수로 활동하다 2011년 하나금융지주 글로벌전략담당 부사장(CGSO)으로 영입됐다.
이후 중국민생투자그룹으로 옮겨 총괄 부회장으로 재직하다가 2020년 하나금융지주 해외사업담당 부회장으로 발탁됐다.
2021년에는 이 부회장이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로 선임되고 그룹 내 해외사업 전문가인 지성규 부회장이 지주회사로 이동하면서 글로벌 부회장이 교체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왔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해외사업 내실 강화 성과 등을 인정받아 지주회사 부회장을 유지했다. 하나금융지주는 3월24일 ESG, 글로벌, 플랫폼 3대 전략 달성을 내걸고 조직개편을 실시하면서 함영주 부회장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부회장을, 지성규 부회장은 디지털부회장을, 이은형 부회장은 글로벌부회장을 맡도록 했다. 3인 부회장체제에서 각자의 역할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로서 해외투자 확대 등에 집중하는 동시에 하나금융지주 차원의 글로벌사업 기반을 닦는 데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2년 연속 부회장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이 부회장은 1년 후 임기를 마치는 김정태 회장의 후임 회장후보로도 자연스레 이름이 오르내리게 된다.
이 부회장은 다음 회장후보로 꼽히는 함영주 부회장, 지성규 부회장과 비교하면 나이가 적고 그룹 내 입지가 약한 편이라 후계 경쟁구도에서 다소 뒤처져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글로벌 네트워크가 탁월해 해외사업 강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하나금융지주에서 이 부회장의 역할은 무게감이 적지 않다.
새로 맡은 하나금융투자와 함께 지주회사의 글로벌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가 이어진다면 이 부회장의 존재감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하나금융투자는 2020년 해외사업의 내실을 다져 순이익을 크게 늘린 만큼 2021년에는 다시 글로벌 거점을 확보하는 데에 무게를 둘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지주는 2021년 국외영업점 1곳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20년 설립을 추진한 하나은행의 첫 대만 지점인 타이베이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과 비교하면 다소 보수적 목표지만 글로벌경제 회복세가 전망되는 만큼 계획보다 많은 해외거점 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나은행은 타이베이 지점 외에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의 충칭 지점 출점도 검토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도 싱가포르에 자산운용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