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혁신의 시작점이자 지향점은 모두 ‘사람’이 되어야 한다.”

박성호 하나은행장 임기를 시작하며 고객, 직원, 사회을 포함한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늘Who] 하나은행장 박성호, 출발과 함께 펀드 징계와 싸움 줄줄이

▲ 박성호 하나은행장 내정자.


박 행장은 첫발을 떼자마자 하나은행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와 관련해 ‘업무일부정지’ 중징계 결정을 받아든 데다 앞으로도 라임자산운용, 이탈리아헬스케어 등 펀드 관련 제재를 줄줄이 앞두고 있어 어깨가 무겁게 됐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태와 관련해 수탁사인 하나은행에 ‘업무일부정지’ 중징계를 결정하면서 하나은행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분쟁조정 과정에서 일정부분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졌다는 시선이 나온다.

금감원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태와 관련해 하나은행에도 책임이 있다고 판단을 내린 상황에서 하나은행이 피해구제에 뒷짐만 지고 있을 수 없게 됐다.

가교운용사 참여 등에 주저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비난의 화살이 박 행장과 하나은행에 집중될 수도 있다. 가교운용사는 사모자산운용사로부터 환매중단된 펀드 관리 권한을 넘겨 받아 자금회수를 전담하는 운용사를 말한다.

그동안 하나은행은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수탁사로서 최소한의 관리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피해구제와 관련해 가교운용사 참여 등에서 한발 물러서 있었다.  

박 행장은 지난해 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장 시절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 사태로 진땀을 뺐다.

당시 자산관리그룹 부행장에 오른 지 4개월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한 피해구제에서 책임감 있는 모습 보여줘야 하는 은행장에 오른 만큼 피해구제방안을 마련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등 사모펀드 사태는 전임 행장들 임기에 벌어졌던 일이지만 피해구제 등을 통해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일은 박 행장의 몫이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아직 제재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한 피해구제와 관련해 확정된 내용은 없다”며 “협의체에 참여하는 등 소비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행장에게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관련 제재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금감원이 올해 상반기 안에 주요 사모펀드 제재절차와 분쟁조정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만큼 라임자산운용,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독일헤리티지펀드, 디스커버리펀드 등 하나은행이 엮여있는 사모펀드 관련 제재 절차와 분쟁조정 절차가 줄줄이 진행된다.

박 행장이 사후정산방식을 통한 피해구제에 참여할지도 결정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사후정산방식은 미상환 잔액을 손해액으로 보고 조정결정에서 정한 배상비율에 따라 판매사가 우선 배상한 뒤 향후 발생하는 회수금으로 정산하는 것을 말한다.

판매사가 동의해야 사후정산방식을 통해 분쟁조정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사후정산방식을 통해 피해구제에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박 행장은 25일 하나은행장에 취임해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금감원 제재심의위에서 옵티머스펀드 수탁사인 하나은행에 업무일부정지 제재를 결정했다. 

금감원은 하나은행이 보관·관리하는 집합투자재산간 거래, 운용지시없는 투자대상자산의 취득·처분 등을 금지하는 자본시장법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금융당국이 펀드 수탁사에 제재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