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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2년 더 지휘, 인수 마무리 부담 커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1-03-25 18:5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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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이 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조선해양을 2년 더 이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사업과 건설기계사업에서 대우조선해양과 두산인프라코어의 인수를 추진하는 등 사업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944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권오갑</a> 현대중공업그룹 2년 더 지휘, 인수 마무리 부담 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권 회장은 두 인수건을 마무리하고 사업을 안정화하는 과제를 짊어져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25일 열린 현대중공업지주의 제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권 회장이 임기 2년의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권 회장은 전날 그룹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제4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임기 2년의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그는 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 자리도 유지한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그룹이 현재 대우조선해양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진행하는 등 굵직한 현안들을 마주하고 있다”며 “권 회장은 두 인수의 마무리작업을 지휘하고 인수 뒤 그룹의 사업구조를 안정화하는 데 힘쓰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조선해양은 현재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과 일본에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한 기업결합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카자흐스탄과 중국, 싱가포르에서는 이미 결합을 승인받았다.

재계에선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심사가 끝난 이후부터 권 회장의 ‘진짜 과제’가 시작된다고 바라본다.

한국조선해양은 모든 나라로부터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을 승인받은 뒤 인수의 실무작업을 시작한다. 그런데 이 과정이 꽤나 복잡하다.

한국조선해양은 먼저 KDB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 지분 55.7%(5973만8211주)를 모두 현물로 출자받는다. 그 대가로 1조2500억 원 규모(911만8231주)의 한국조선해양 상환전환우선주와 보통주 약 7%(609만9569주)를 발행해 산업은행에 넘긴다.

이후 한국조선해양은 대우조선해양이 진행할 1조5천억 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우조선해양의 차입금 상환을 돕는다. 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조선해양도 현대중공업지주를 대상으로 1조2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일련의 지분 교환과 연쇄 유상증자를 거쳐 현대중공업지주가 한국조선해양의 최대주주, 산업은행이 2대 주주가 된다.

이후 산업은행이 적절한 시기에 한국조선해양 상환전환우선주의 상환을 한국조선해양에 요구하는 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 인수 거래의 대금이 정산된다.

이처럼 복잡한 인수 실무과정을 지나도 권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연구개발영역을 통합해 중복 투자를 없애고 대우조선해양과 한국조선해양의 선박 건조기술을 공유하는 등 비용구조를 효율화하고 사업방식을 안정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조선업계에서는 이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을 때의 리스크를 지적하는 시선이 나온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조선해양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뒤 효율적 사업구조를 갖추지 못한다면 글로벌 선박 수요에 비해 과도한 건조능력을 보유한 비효율적 조선사로 퇴보할 수도 있다”며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하고 인수 실무작업을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수 뒤의 사업구조 개편이 오히려 더 중요한 과제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조선업계는 수익성 측면에서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글로벌 수주잔량 1위인 한국조선해양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한국조선해양은 2020년 연결기준 매출 14조9037억 원을 거뒀으나 영업이익은 744억 원에 그쳤다. 1위 회사의 영업이익률이 0.5%에 그치는 것이 조선업의 현주소다.

권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사업의 구조를 효율화하는 데 실패한다면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실패작’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중공업그룹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는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

앞서 2월 현대중공업지주는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보유지분 34.97%를 8500억 원에 사들이는 주식 매매계약을 두산중공업과 맺었다.

두산중공업이 사모펀드의 DICC(두산인프라코어 중국 법인) 보유지분 20%를 사들인 뒤 두산인프라코어 보유지분을 현대중공업지주에 매각하면 거래는 끝난다.

권 회장은 현대중공업지주의 자회사 현대건설기계와 새로 인수하는 두산인프라코어를 별도 법인으로 유지하면서 두 회사가 영업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청사진을 준비해 뒀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두 회사의 시너지 효과가 판매 강화로 나타날 것이다”며 “두산인프라코어의 엔진사업이 현대건설기계를 안정적 계열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서 발생하는 실적 개선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인수 과정의 순탄함과 별개로 건설기계사업 역시 경영환경이 녹록치만은 않다.

글로벌 건설경기가 침체기를 지속하는 가운데 지난해와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부정적 영향까지 겹치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영업이익이 2018년 2087억 원에서 2020년 915억 원까지 줄었다. 이 기간 두산인프라코어도 영업이익이 8481억 원에서 6586억 원으로 줄었다.

권 회장이 두 회사의 양립을 전제로 하는 사업구조 개편의 과정에서 비용구조를 효율화하는데 실패한다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역시 실패작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사업과 건설기계사업에서 규모의 경제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두 인수를 진행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잇따른 대형 인수에 도전하면서 재무적 부담이 과도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권 회장이 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를 2년 더 연임하는 데는 대형인수로 던진 승부수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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