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이사가 CJ헬스케어를 매각한지 3년 만에 제약바이오산업에 재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제약바이오분야는 최근 삼성그룹, SK그룹 등 주요 대기업집단에서 성과를 내는 등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CJ그룹도 관심을 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오늘Who] CJ제일제당 제약바이오에 다시 뛰어드나, 최은석 저울질

▲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이사.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이 올해 2월 레드바이오(의료, 제약) 경력사원을 모집하는 공고를 내는 등 제약바이오분야의 인력을 확보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연구개발(R&D) 제약 품질관리(QA), 독성연구, 약리연구, 제약 생산관리, 제약 사업개발, 제약 임상개발 등의 분야에서 연구원을 모집했다.

이런 분야는 현재 CJ제일제당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그린바이오(농업·식품·자원)와 화이트바이오(친환경)와는 거리가 멀다.

CJ제일제당은 3년 전까지 제약바이오사업을 들고 있었다. CJ제일제당의 제약사업부는 2014년 CJ헬스케어로 분사했고 2018년 2월 한국콜마에 1조3천억 원에 매각됐다.

당시 CJ제일제당은 재무구조 안정화가 필요한 상태였고 CJ헬스케어를 매각한 뒤에도 CJ헬로비전, 가양동 부지 등 비주력사업과 유휴자산을 매각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CJ제일제당의 재무구조는 개선됐고 가정간편식과 바이오부문의 성장으로 2020년 실적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 대표는 CJ제일제당의 주력사업이 다시 안정화된 만큼 제약바이오산업 재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약바이오부문은 최근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는 분야로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등 대기업 계열사에서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게다가 현대백화점그룹과 롯데그룹 등 유통기업도 제약바이오산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최 대표는 2018년 당시 지주사 CJ 경영전략총괄로 CJ그룹의 인수합병 등 사업구조 개편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었다. 최 대표는 CJ제일제당의 미국 냉동식품업체 슈완스 인수와 CJ헬스케어 매각 등에도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의 제약바이오산업 재진출은 법적 문제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을 매각할 때는 일정 기간 동종업계 진출을 금지하는 조항을 계약에 넣는데 통상적으로 3년을 설정한다. CJ제일제당이 CJ헬스케어를 한국콜마에 매각한 시기는 2018년 2월이므로 이제 3년이 막 지났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CJ헬스케어를 인수할 때 CJ제일제당과 맺은 구체적 계약내용은 비밀사항이어서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현재 그린바이오(농업·식품·자원)와 화이트바이오(친환경)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레드바이오(제약)에도 뛰어들기 유리한 조건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CJ제일제당은 레드바이오분야 연구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었다. 

CJ제일제당은 CJ헬스케어를 매각한 뒤에도 지속적으로 제약바이오사업에 관심을 보여왔다.

CJ제일제당은 2019년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바이오벤처 고바이오랩에 40억 원을 투자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이란 인체에 사는 세균, 바이러스 등 각종 미생물을 총칭해 말하는 것으로 고바이오랩은 이를 활용해 천식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또 올해 1월에는 바이오벤처 천랩과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다만 CJ제일제당은 아직 제약바이오산업 재진출에 선을 긋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발효기술’을 중심으로 그린바이오, 화이트바이오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 레드바이오도 겹치는 부분이 있는 만큼 연구인력 충원과 연구협약 등이 있었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바이오분야가 모두 어느 정도 겹치는 부분이 많은 만큼 레드바이오에서도 연구개발은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하지만 건강기능식품을 중심으로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이지 제약사업을 본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