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올해 상반기에도 지난해 보인 가파른 실적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최근 증시 거래대금 증가세가 한풀 꺾인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오는데 증시 거래대금이 감소하면 키움증권의 실적 또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키움증권 실적 증가세 이어가나, 증시 거래대금 줄고 공매도 재개 부담

▲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이어온 거래대금 증가세가 최근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1분기 전체 거래대금 규모는 역대 최대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 증시 거래대금 규모가 늘어나면 키움증권 역시 실적 증가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2021년 1분기 하루평균 거래대금을 월간 기준으로 살펴보면 1월 42조 원, 2월 32조 원, 3월 중순 27조 원으로 나타났다. 

거래대금 규모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1분기 전체 기준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3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2020년 4분기 27조 원과 비교해 23% 증가하며 역대 최대 최고치를 보이는 것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성을 보유한 곳”이라며 “이익의 증시 민감도가 높지만 증시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익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지수가 3000선에 안착하며 증시 호황이 이어지고 거래대금도 과거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이는 만큼 1분기까지는 키움증권의 위탁매매부문 수익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월부터 3월까지 이어진 거래대금 감소추세가 상반기에 계속된다면  키움증권이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기 어려울 수도 있다.

지형삼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2021년 증권업의 산업환경은 2020년과 비교해 저하될 것”이라며 “경기회복 불확실성과 유동성 공급정책의 축소 가능성, 실물부문과 금융부문 사이 괴리 확대 등 영향으로 주식투자 선호도가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매도가 5월3일 재개되는 점 또한 키움증권이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는 데 변수가 될 수 있다. 

공매도 영향으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돼 증시 참여가 줄어들면 키움증권의 위탁매매부문 수익도 감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공매도는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증권사 등으로부터 빌려서 매도 주문을 낸 뒤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이를 싼 가격에 다시 사서 빌린 주식을 갚는 투자방식이다.

증권사에서는 공매도 주식을 대량으로만 빌려주는데 보통 개인투자자는 기관이나 외국인투자자와 비교해 자금력과 신용도가 떨어지는 만큼 주식을 대량으로 빌리는 것이 어렵다.

공매도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개인투자자에게 불리한 제도로 꼽히는 이유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주가 변동성이 커진 데 따라 2020년 3월15일부터 공매도를 일시적으로 금지했다. 6개월로 예정됐던 금지기간은 2차례 연장한 끝에 2021년 5월3일 공매도를 부분적으로 재개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공매도가 한시적으로 금지된 덕분에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적극 참여했고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이어져 코스피 3000시대를 열 수 있었다는 시선도 나온다.

키움증권은 위탁매매부문 의존도가 높은 만큼 공매도가 재개돼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면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에 가장 타격을 받을 곳으로 꼽힌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동학개미 효과로 거래대금이 급증한 데 힘입어 영업이익이 2배로 뛰어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키움증권의 2020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9690억 원, 순이익은 7034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과 비교해 영업이익은 104.56%, 순이익은 93.88% 증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