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GS리테일에 따르면 GS리테일은 25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배송대행업을 추가한다.
GS리테일의 도보배달 플랫폼 우리동네딜리버리의 사업영역을 자체상품 외에 제3자 배송까지 넓히기 위한 것이다.
GS리테일은 지난해 8월부터 GS25에서 고객이 주문한 배달상품을 일반인들이 배달해 주는 우리동네딜리버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배달자는 배달 1건당 2800원에서 3200원의 수수료를 받는데 현재 6만 명 이상의 배달자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도보로 배달하는 형태의 서비스는 배달 가능 반경을 넓히기에 한계가 있다. 또 수수료 부담이 큰 탓에 수익성 측면에서는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
따라서 GS리테일이 편의점업계에서 독보적 배달 경쟁력을 갖추려면 퀵커머스사업을 본격화해야 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편의점 사업자들이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확보해 퀵커머스를 직접 운영한다면 거래 수수료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고 기존 점포의 네트워크와 구매파워를 활용한다는 측면에서는 기존 배달앱업체 대비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며 “편의점 사업자에게 퀵커머스 대응은 미래 생존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운영하는 배달앱 요기요는 현재 도심형 물류창고를 통해 생필품 등 다양한 물품을 30분 내에 배달하는 퀵커머스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주문 플랫폼의 직매입 배달서비스는 편의점 배달서비스의 직접적 경쟁상대가 되고 있다.
하지만 GS리테일이 요기요를 인수한다면 오히려 많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각적 소비, 소용량 배송이라는 퀵커머스의 특징상 편의점이 취급하는 품목은 대부분 배송대상이 되고 1만5천 개의 편의점 매장은 오프라인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퀵커머스는 택배차량으로는 이동에 한계가 있는 좁은 골목까지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쿠팡 등 기존 이커머스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 연구원은 “퀵커머스 침투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가볍게 본다면 과거 쿠팡을 필두로 한 이커머스 사업자들의 침투율 상승에 따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사업자들이 피를 본 역사를 답습할 수밖에 없다”며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매물로 나온 것은 편의점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요기요의 가치는 1조 원 안팎으로 예상되는데 올해 7월 GS리테일과 합병할 GS홈쇼핑의 현금 창출능력을 고려하면 인수여력은 충분하다. GS홈쇼핑은 매년 1천억 원 이상의 영업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으로 2020년에도 영업이익 1569억 원을 거뒀다.
허 부회장이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통합을 결정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신사업을 위한 투자자금 확보가 꼽히고 있다.
허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두 회사의 합병을 결정하며 “어느 때보다 경영환경이 불확실하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시기에 두 회사의 사업역량을 한데 모아 더 큰 고객가치를 만드는 일에 매진하자”고 당부했다.
다만 GS리테일 관계자는 "요기요 인수와 관련해서 GS리테일이 받은 투자안내서는 없다"고 말했다.
GS홈쇼핑은 이미 올해 2월 배달대행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지분 18.19%를 인수하는 등 퀵커머스사업 진출을 위한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보이고 있다.
메쉬코리아는 6만6천여 명의 제휴 배송기사와 450여 개의 물류거점을 보유하고 있는 물류스타트업이다.
GS홈쇼핑은 현재 익일 배송을 진행하고 있지만 6시간 배송이나 즉시배송(1시간 내외)을 위한 소형 물류거점은 부족한 편이었다. 하지만 이번 투자로 다회차 당일배송이나 즉시배송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성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온라인시장의 경쟁력은 향후 물류망 구축이 좌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GS리테일은 편의점이라는 최적화된 거점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며 “GS홈쇼핑의 물류망까지 통합된다면 GS리테일은 쿠팡, 네이버 2강 체제에 이은 온라인 강자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