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태 대한해운 대표이사가 벌크시황 훈풍에도 아쉬움은 클 것으로 보인다.

SM그룹의 벌크선사인 대한해운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편중돼 있어 벌크운임지수의 상승효과를 제때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해운 장기운송계약에 편중, 김만태 벌크시황 훈풍에도 아쉬움

▲ 김만태 대한해운 대표이사.


14일 증권업계 분석에 따르면 대한해운의 장기운송계약 비중이 높아 벌크운임지수(BDI)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할 것으로 파악된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2021년 1월 들어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벌크운임의 기준이 되는 발틱운임지수가 급등하고 있지만 대한해운에게는 힘이 빠지는 대목이다”며 “대한해운은 장기운송계약으로 운항하는 정기선이 전체 사업에 90% 정도를 차지하다 보니 벌크운임지수 급등에도 수혜를 제한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장 조사업체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벌크운임지수(BDI)가 2020년 5월 400포인트대까지 떨어졌으나 2021년 3월5일 기준으로 1829포인트를 나타내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한해운은 벌크운임지수(BDI)의 변동에 맞춰 운임이 반영되는 부정기선사업이 전체 사업비중에서 10%가량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물론 장기운송계약 비중이 높은 것은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거시적 관점에서 이익이 된다. 하지만 김만태 대표로서는 현재와 같은 단기운임 강세를 바라보면서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에서는 대한해운의 자회사인 대한상선이 보유하고 있던 컨테이너선박의 매각도 대한해운 실적에 부정적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해운의 자회사인 대한상선이 컨테이너 선박 6척을 같은 그룹 계열사인 SM상선에 매각했는데 이에 따른 매출 감소가 대한해운 실적에 점진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한해운 매출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김 대표에게는 부담이다.

대한해운은 연결기준으로 매출이 2017년 1조5264억 원을 낸 뒤 2018년 1조2845억 원, 2019년 1조56억 원, 2020년 8841억 원으로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대한해운의 차입금 문제도 김 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대한해운 부채총계는 2017년 1조8987억 원에서 2018년 2조1534억 원, 2019년 2조4456억 원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1989년 현대상선(현재 HMM)에 입사해 2019년까지 30년 넘게 근무했다. 심사와 구매총괄과 관리총괄, 회계심사, 구매본부장 등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특히 재무관련 업무에 특화된 재무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어 재무구조 개선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전용선과 부정기선 운영비율이 9대1 정도로 구성돼 있지만 앞으로 부정기선 비율을 늘려 벌크시황의 호조세에 발맞춰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재무구조 측면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회사의 내실을 튼튼히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