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이들에게 대출을 내준 북시흥농협을 놓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4일 오전부터 북시흥농협을 대상으로 상황파악을 실시했다.
북시흥농협은 땅 투기 의혹을 받는 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이 유일하게 금융권 대출을 받은 곳으로 알려졌다.
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이 100억 원가량을 들여 농지를 샀는데 이 가운데 금융권 대출액 58억 원(추정치)이 북시흥농협 한곳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액은 통상 대출액의 120%가량을 근저당권 채권최고액으로 잡는 점을 고려해 계산됐다.
이에 앞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는 2일 기자회견을 통해 토지주택공사 직원 10여 명이 광명·시흥 신도시 지구 안에 약 2만3천m² 토지를 신도시로 지정되기 전에 매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이 매입한 토지는 대부분 논과 밭이다. 이들은 북시흥농협에서 농지담보대출을 받았다.
문제는 투기 의혹을 받는 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이 농사를 지을 가능성이 낮은데도 북시흥농협에서 농지담보대출을 했다는 점이다.
토지주택공사 직원이 농지담보대출을 신청했다면 북시흥농협에서 대출을 내주기 전에 충분히 의심해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농협중앙회는 북시흥농협이 농지 담보대출 과정에서 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투기를 조직적으로 도운 정황이 있는지 등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대출 과정에서 재직 증명서를 제출해야 하는 만큼 북시흥농협은 이들이 토지주택공사 직원인 점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