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에서 공채 출신 최연소 여성 점장이 탄생했다.

롯데백화점 아울렛 서울역점의 이주현 점장이 주인공이다. 백화점업계는 주고객층이 여성인 데다 오너 경영인들도 능력있는 여성 상급자를 발탁하는 데 의지를 보이면서 '여풍'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은 11일 올해 임원 및 점장 보직 인사를 실시했다. 여성 점장은 기존 7명에서 9명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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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아울렛 서울역점 신임 점장으로 발탁된 이주현 점장은 올해 39세로 공채 입사 12년 만에 최연소 점장 타이틀을 얻었다.

이 점장은 2003년 입사해 최근까지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여성패션 수석바이어로 일하는 등 여성의류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고양터미널 점장에 임명된 김옥자 점장도 40세로 젊은 편이다. 그는 생활가전 전문가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정기인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김영희 상무가 백화점 분당점장으로, 김지윤 아울렛 청주점장이 상인점장으로 이동했다.

기존 백화점 점장을 맡았던 5명이 모두 유임되고 새로 4명이 점장 자리를 꿰차면서 롯데백화점 여성 점장은 9명이 됐다.

롯데백화점은 여성점장이 2013년 43개 점포 가운데 3명으로 7%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53개 점포에서 9명으로 늘어 17%로 확대됐다.

롯데그룹은 최근 들어 여성들의 승진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여성인재 육성 의지에 따른 것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12월 “간부사원의 30%를 2020년까지 여성으로 채우고 여성 CEO도 배출하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이 지난해 말 실시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4명이 신규 임원이 탄생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여성이 주고객이다. 업종 특성상 여성고객의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백화점업계에서 여성 임원은 소수에 불과하며 내부 공채 출신 승진자도 드물다.

하지만 최근 여성 점장들이 늘고 임원승진도 활발해지면서 앞으로 백화점업계에도 여풍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은 정유경 부사장이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으로 올라선 점도 이런 기대에 힘을 싣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롯데백화점이나 신세계백화점에 비해 정규직원 비중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2배 가량 많다. 하지만 현대백화점그룹도 지난해 말 인사에서 계열사들에서 여성 임원 3명이 새로 배출되는 등 남성위주 조직문화에 변화의 바람을 예고했다.

현재 백화점 '빅3'의 여성 임원은 모두 5명으로 파악된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여성 임원은 김지은 상무보(해외패션부문장)와 김영희 상무보(롯데백화점 분당점장) 2명이다. 김지은(47) 상무는 롯데그룹 오너 일가를 제외하면 첫 여성 임원에 올랐지만 내부 출신은 아니다.

김 상무는 성주인터내셔널, 페라가모코리아, 루이뷔통코리아 등 주로 해외명품 브랜드 회사에서 일하다 2012년 롯데백화점 해외패션 부문으로 영입된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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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총괄사장.
올해 롯데그룹 정기인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김영희 상무보도 내부 공채 출신이 아니다.

김 상무보는 2012년 롯데백화점 서비스아카데미 팀장으로 롯데그룹에 들어와 지난해 롯데백화점아울렛 서울역점장으로 재직하면서 친화력과 섬세한 매장운영 능력 등을 인정받았다.

김 상무보는 이번에 롯데백화점 분당점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으며 여성 점장들 가운데 직급이 가장 높다.

신세계백화점은 손영선(66) 상무와 정화경 상무(66) 등 2명, 현대백화점은 홍정란(50) 상무 1명이다.

손영선 상무는 국제복장학원을 나와 1976년 신세계에 입사해 백화점업계에서 내부 출신으로 고졸 출신 신화를 이룬 인물이다.

정화경 상무는 이브생로랑코리아 지사장, 제일모직 상무, 로레알 등을 거쳐 신세계백화점 편집매장 브랜드 ‘분더샵’ 총괄로 영입됐다.

홍정란 상무는 1988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해 2012년 일산 킨텍스점장으로 임명되면서 국내 백화점업계 최초 여성 점장 기록을 썼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