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세창 한미약품 공동대표이사 사장이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와 경구제(먹는 약)형 항암제의 미국 출시 계획에 암초를 만났지만 희귀질환 치료제 등 다른 신약 개발을 통한 성과 만들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2020년 실적 부진에 이어 치료제 출시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신약 연구개발(R&D) 강화기조는 흔들림 없이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a href='https://m.businesspost.co.kr/BP?command=mobile_view&num=1356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 data-attr='MO_Article^EditorChoice^권세창'>권세창</a> 한미약품 신약 개발부문 총괄 대표이사 사장.

권세창 한미약품 신약 개발부문 총괄 대표이사 사장.


한미약품은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치료제(HM15136)와 단장증후군 치료제(HM15912)를 각각 개발하고 있는데 올해 1월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시험계획을 승인받고 임상2상을 앞두고 있다.

두 치료제 모두 희귀질환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희귀의약품(OD)과 소아 희귀의약품(RPD)으로 지정받으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의 임상정보 제공 사이트 ‘클리니컬 트라이얼스’에는 HM15136과 HM15912의 임상정보가 각각 2월1일과 3월1일에 올라왔다.

두 치료제 모두 올해 6월 본격적으로 임상2상을 시작하고 HM15136은 2022년 12월 중순에, HM15912는 2023년 12월에 임상2상을 마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임상 진행과정에 따라 HM15136과 HM15912의 임상시험 종료시기는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미약품이 개발하고 있는 또 다른 신약인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도 전망이 밝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트리플아고니스트(HM15211)의 임상2b상 중간결과가 올해 발표될 것으로 예상돼 결과에 따라서는 기술수출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애초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와 경구제(먹는 약)형 항암제로 성과를 내기로 한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한미약품은 올해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와 경구용 항암제 ‘오락솔’이 미국에서 품목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품목허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롤론티스는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국내의 경기도 평택 바이오공장 실사가 몇 차례 미뤄지면서 품목허가 절차는 지연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의 평택 공장 실사가 미뤄진 것은 미국 정부가 세계의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공무원의 해외출장을 제한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락솔과 관련해서는 미국 파트너사인 아테넥스가 1일 식품의약국으로부터 품목허가 보완요구 서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식품의약국이 오락솔의 안전성 평가를 위해 환자에 투여하는 용량을 최적화하는 등의 추가 임상시험 진행 필요성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테넥스가 미국 식품의약국 권고에 따라 추가 임상시험을 진행한다면 오락솔의 연내 출시는 사실상 힘들어진다.

권세창 사장은 올해 1월1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가까운 시일 안에 신약 2개가 미국 식품의약국의 품목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올해 한미약품의 신약 후보물질을 향한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말하며 신약 출시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연내 롤론티스와 오락솔의 미국 출시가 이뤄지지 않으면 한미약품의 올해 실적 반등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롤론티스와 오락솔 모두 미국 파트너사에 기술수출된 만큼 당초 예상대로 미국 품목허가를 받으면 기술수출 수수료(마일스톤) 뿐만 아니라 신약 출시에 따른 매출에 관한 경상수수료(로열티) 수입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롤론티스와 오락솔이 미국 식품의약국의 품목허가를 받으면 각각 스펙트럼으로부터 1천만 달러(112억 원), 아테넥스로부터 2400만 달러(269억 원)의 기술수출 수수료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 치료제의 미국 품목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한미약품은 지난해 영업이익의 약 80% 수준의 수수료수입이 불투명해진 셈이다.

한미약품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759억 원, 영업이익 487억 원, 순이익 188억 원을 올렸다. 2019년보다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53.1%, 순이익은 70.5% 줄어든 것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롤론티스와 오락솔 모두 파트너사의 주도 아래 임상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파트너사와 협력해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의 품목허가절차가 재개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