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프레시웨이가 삼성전자의 일부 사업장의 급식사업을 따내 실적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까?
삼성그룹이 단체급식 계열사 삼성웰스토리와 거래비중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해 급식업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4일 CJ프레시웨이에 따르면 삼성전자 급식사업 입찰에 참여할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입찰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정해진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본사가 위치한 수원 사업장과 기흥캠퍼스가 있는 기흥 사업장의 구내식당 2곳에서 그룹 계열사인 삼성웰스토리를 대신할 단체급식사업자 선정에 나섰다.
주요 단체급식사업자 20곳을 상대로 25일 설명회를 진행한 뒤 입찰 과정을 거쳐 6월쯤 단체급식 공급자를 변경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직원만족도 등을 조사한 뒤 외부계약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CJ프레시웨이는 코로나19로 단체급식 및 식자재사업이 침체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라는 신규고객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CJ프레시웨이는 2020년 연결기준 매출 2조5981억 원, 영업손실 30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2019년보다 매출은 14.9% 줄고 영업수지(2019년 영업이익 581억 원)는 적자로 전환했다.
CJ프레시웨이는 경영환경 악화로 지난해부터 비용 절감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라는 우량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면 단체급식사업 매출을 늘려 비용 절감 압박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식자재사업에 의존하는 비중을 낮출 수 있다는 점도 CJ프레시웨이가 이번 계약을 관심있게 지켜보는 이유다. 식자재사업은 경기에 민감한 반면 단체급식사업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CJ프레시웨이 매출을 살펴보면 식자재사업은 약 2조5천억 원으로 전체 매출(약 3억 원 수준)의 85%를 차지했으며 단체급식사업은 4700억 원으로 15%에 그쳤다.
CJ프레시웨이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돼 외식매장들이 타격을 입은 지난해 4분기 식자재사업 매출이 23.8% 급감했으나 같은 기간 단체급식사업 매출은 7.7% 줄어드는 데 그쳤다.
CJ프레시웨이는 식자재사업과 단체급식사업을 합친 국내 기업 사이 거래(B2B) 식품시장 1위 기업이지만 단체급식사업만을 두고서는 경쟁기업에 상당히 뒤처져 있다.
특히 기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단체급식시장의 점유율을 보면 2019년 기준으로 삼성웰스토리가 약 22%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아워홈이 16%로 2위, 현대그린푸드가 14%로 3위다. 그 뒤를 CJ프레시웨이(4위)와 풀무원푸드앤컬처(5위)가 쫒고 있다.
CJ프레시웨이가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면 단체급식사업과 식자재사업 모두 업계 1위로 뛰어 오를 가능성도 열려 있다.
CJ프레시웨이가 외부고객을 늘린다면 CJ그룹과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CJ프레시웨이는 2018년 28%에 이르렀던 내부거래 비중을 2년새 16%(단체급식만 보면 약 10%)로 줄였으나 여전히 공정거래위원회 감시대상에 속한다.
공정위는 내부거래 비중이 12% 이상이고 오너일가가 30% 이상 직·간접적으로 소유한 기업을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는데 CJ프레시웨이는 지주사 CJ와 이재현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58.67%에 이른다.
최근 단체급식사업자들은 2020년 강화된 공정거래위원회 내부거래기준으로 비상이 걸렸다. 삼성웰스토리와 같이 처음부터 계열사 급식지원을 목적으로 세워진 곳들은 기준 강화로 제재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 공정위는 삼성웰스토리가 삼성 계열사 내부거래비중이 40%에 이르는 데다가 계약 과정에서 특혜가 발생했다고 보고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삼성웰스토리는 지주사 삼성물산의 100% 자회사다.
삼성웰스토리 단체급식 매출은 약 1조 원으로 이 가운데 40%인 약 4천억 원 가량을 삼성전자와 삼성중공업,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계열사로부터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만약 삼성웰스토리가 단체급식사업 내부거래 비중을 공정위 감시기준 이하인 12% 수준까지 낮춘다면 약 3천억 원 규모의 단체급식 수요가 시장에 나오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