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가 궁지에 몰렸다.

메이어가 핵심사업으로 추진해온 동영상 서비스가 성과를 내지 못하며 결국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야후는 동영상전문 포털사이트인 ‘스크린’을 전격 폐쇄했다. 야후가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 만이다.

  메이어 궁지에 몰려, 야후 동영상 서비스 중단  
▲ 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
야후는 2013년 미국 공영방송인 ABC 등 콘텐츠 공급자와 제휴를 맺으며 스크린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스크린은 유튜브나 페이스북 동영상 등 경쟁 플랫폼보다 현저히 낮은 인기를 얻으며 수익성이 악화해 결국 서비스를 2년 만에 중단하게 됐다.

스크린을 통해 동영상을 시청한 횟수는 2014년 2월부터 2015년 9월까지 매달 2500만 회 정도에 머물렀다.

이 기간에 유튜브는 8억6200만 회, 페이스북 동영상 플랫폼은 5억8900만 회의 평균 동영상 시청 횟수를 기록했다.

미국 미디어전문매체인 ‘디지데이’(digiday)는 야후가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에서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투자가 적시적소에 이뤄지지 않았고 경쟁기업보다 투자금액도 적었다는 것이다.

디지데이는 “야후는 올해 자체 프로그램 제작에 4200만 달러를 투자했는데 다른 동영상 서비스 업체들과 당연히 경쟁이 안 되는 수준”이라며 “넷플릭스는 60억 달러를 콘텐츠에 투자했고 훌루(Hulu)는 1억6천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마리사 메이어 CEO는 스크린의 운영 중단으로 더욱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메이어는 “동영상은 디지털 광고에서 가장 큰 성장을 보이고 있는 분야 중 하나”라며 이 사업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메이어는 스크린에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인기 프로그램 판권을 사오거나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하는 등 동영상 사업에 공을 들였는데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메이어는 최근 야후의 실적 부진 탓에 퇴진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메이어는 야후의 주력인 인터넷 사업을 매각한다는 계획을 내놨다가 일부 주주에게 계획철회와 사퇴를 요구받았다.

메이어는 2015년 12월 야후의 실적 개선계획을 내놓겠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야후 주가는 오히려 5.6% 하락했다.

이는 메이어가 이미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