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한국판 뉴딜정책 추진에 맞춰 국책은행으로서 산업은행의 기능을 강화하며 중소기업과 녹색금융 등 분야에 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은행이 주요 산업 재편과 구조조정 등을 담당하던 역할에서 벗어나 코로나19 이후 시대에 맞춰 미래 산업경쟁력 강화에 효과적으로 기여하도록 힘쓰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가 담겼다.
 
이동걸, 산업은행의 한국판 뉴딜 지원 넓혀 '구조조정 전문' 딱지 뗀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14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올해 초 수립한 업무계획과 경영목표에 맞춰 녹색산업 등 한국판 뉴딜정책 주요 분야에 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산업은행이 최근 한국판 뉴딜정책 선도적 지원과 녹색금융 전문기관으로 변화를 2021년도 경영목표로 내걸고 적극적으로 한국의 미래형 경제 전환을 이끌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이 회장은 앞으로 산업은행의 한국판 뉴딜정책분야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대규모 투자가 실제 산업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산업은행은 2월 말까지 한국판 뉴딜정책 주요 분야에 투자하는 정책형 뉴딜펀드 운용사 선정을 마무리한 뒤 투자대상을 구체화하고 본격적으로 금융지원에 속도를 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정책형 뉴딜펀드는 산업은행이 올해 3조 원 규모로 조성해 중소기업 중견기업, 벤처기업 등에 모험자본을 공급하고 데이터센터나 친환경발전소 등 인프라에도 투자할 계획을 두고 있는 펀드다.

펀드 투자의 초기 성과는 산업은행의 한국판 뉴딜정책 지원에 중장기 방향성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 회장은 최근 산업은행에서 2025년까지 추진할 중장기계획 '대한민국 대전환 뉴딜프로그램'을 발표하고 모두 25조 원 규모 모험자본을 공급해 한국판 뉴딜정책 지원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정부가 한국판 뉴딜정책을 통해 유망 신산업 육성과 산업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산업은행도 국책은행 본연의 기능을 강화해 적극적으로 역할을 찾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산업은행이 정책형 뉴딜펀드로 디지털과 친환경 등 한국판 뉴딜 주요 분야 기업의 성장에 효과적으로 도움을 준다면 앞으로 25조 원 규모의 뉴딜프로그램 운영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수 있다.

이 회장은 이를 위해 대규모 조직개편을 실시해 산업은행이 한국판 뉴딜 지원에 적합한 조직체계를 갖추도록 하고 민간기업과 협력도 확대하는 등 방식으로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산업은행은 최근 정책기획부문을 정책 및 녹색기획부문으로 확대개편하고 산하에 뉴딜기획부도 신설해 한국판 뉴딜정책 지원과 관련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녹색금융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을 전담하는 조직, 뉴딜펀드 조성을 담당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신산업 분야 금융지원을 담당하는 조직을 확대하는 등 전문성을 강화하는 변화도 이뤄졌다.

이 회장은 조직개편을 실시한 뒤 신년사를 통해 "한국판 뉴딜 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업무를 확장하고 변화와 도전을 수용할 수 있는 조직의 토양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직개편과 한국판 뉴딜정책 지원을 계기로 산업은행에 근본적 변화를 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SK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LG화학 등 민간기업과 손잡고 한국판 뉴딜 분야 유망산업 업종 기업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최근까지 SK그룹 계열사 시설투자에 금융주선을 제공해 친환경 중심의 사업 재편을 주도했고 LG화학에는 동반성장펀드 조성에 협력해 친환경 분야 협력사 지원에 활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주요 계열사들과 산업은행이 참여하는 공동펀드를 조성해 친환경차와 같은 미래형 모빌리티 관련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해 육성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산업은행이 민간기업과 손을 잡고 투자대상을 물색하면 기업들이 갖추고 있는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활용해 올바른 투자대상을 선정하고 더 효과적으로 금융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산업은행이 조선과 해운, 항공 등 위기를 겪는 산업 분야 기업의 대주주에 올라 경영을 맡으며 구조조정을 담당하던 기존의 역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시아나항공이나 대우조선해양, KDB생명, 대우건설 등 그동안 산업은행이 지원하고 있던 기업을 동종 업계 대기업에 매각하거나 구조조정 자회사로 넘기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은행이 한국판 뉴딜정책 지원을 중점목표로 앞세우고 금융지원 중심축을 친환경산업 등 미래 유망산업분야로 이동하는 것은 이런 변화를 추진하는 데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이 회장은 최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은행이 구조조정 전문 은행이라는 인상이 강하다는 지적을 받자 "미래 성장산업에 지원을 확대하고 신설 조직을 통해 한국판 뉴딜분야 산업을 지원하는 데 역할을 강화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