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외부기술 투자를 확대해 스마트건설 도입에 속도를 낸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는 스마트건설 도입을 앞당겨 주택사업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고 건설현장 전반에 걸친 원가 절감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힘쓰고 있다.
 
현대건설 수익 회복 위해 스마트건설 서둘러, 윤영준 스타트업 투자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14일 현대건설과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건설은 스마트건설기술 확보를 위해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건설사가 고도화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는 스마트건설기술을 모두 직접 개발한다면 기술개발 진척이 더뎌질 가능성이 있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스마트건설기술과 같이 다른 산업과 연계가 필요한 분야는 건설사 자체역량만으로는 빠르게 현장에 적용하는 데 불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영준 내정자는 첫 스타트업 투자를 시작으로 스마트건설기술 확보를 위한 스타트업 투자를 늘려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건설은 1월 인공지능(AI)기반 3차원설계 솔루션 전문기업 텐일레븐 지분 6%에 투자를 하며 스타트업과 협업을 시작했다.

현대건설은 텐일레븐과 '인공지능기반 공동주택 3차원 자동설계 시스템'을 공동 개발해 주력인 주택사업의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현대건설이 향후 주택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돼 주택사업 수주 경쟁력을 위한 스마트건설기술 확보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2019년과 2020년 2년 연속으로 도시정비사업 신규수주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 재개발사업인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등 4조7383억 원의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윤 내정자가 주택사업본부장을 거친 주택 전문가인 점을 보면 올해도 적극적으로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나서는 등 주택사업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외부 스타트업 투자를 통한 스마트건설기술의 확보는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건설기술 개발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9월 4차산업혁명과 디지털전환 등에 대비하기 위해 스마트건설기술 역량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뒤 기술별 전문인력을 각 사업본부와 연구소에 배치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현대건설 스마트건설 기술 시연회’를 열기도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첫 스타트업 투자를 시작으로 새 스마트건설기술을 발굴에 지속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자체적으로도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외부기술 확보와 시너지가 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영준 내정자는 스마트건설기술 도입을 서둘러 수익성 개선의 토대도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건설기술은 설계기간과 공사기간 단축, 건설현장 인력감축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건설현장 전반에 걸쳐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코로나19로 해외사업에서 늘어난 비용을 미리 반영한 탓에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5490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는데 2019년보다 36.1%나 감소했다. 윤 내정자는 사장 첫해부터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비용 반영을 끝냈고 풍부한 수주잔고를 보유한 점을 근거로 올해부터 다시 영업이익을 8천억 대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전반적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건설현장 전반에 스마트건설기술 도입이 속도감있게 진행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은 2015년과 2016년 영업이익 1조 원 이상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후 더 이상 영업이익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실적과 관련해 "코로나19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비교적 단단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