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신세계의 100% 면세점 자회사인 신세계디에프와 패션, 화장품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부진이 심각했다.
신세계는 올해 상반기 실적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코로나19가 백신 접종 등으로 완화된다 하더라도 공항면세점의 방문객 수가 빠른 시일 안에 증가할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또 중국 관광객의 감소에 따라 중국의 법인형 리셀러(중국 보따리상) 매출 비중이 증가해 공헌이익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보따리상 유치에는 송객수수료가 들기 때문에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백화점사업부는 2021년부터 실적개선의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점쳐지나 면세점사업부의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올해 2분기부터는 면세점도 실적 증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지만 2020년 3~4분기와 비교할 때 크게 개선된 수치는 아닐 것이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9월부터 공항면세점 임차료 방식이 품목별 판매요율 방식으로 변경된 것은 비용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출국장 면세점은 최소보장액과 영업료 가운데 높은 금액을 임대료로 징수해 왔다. 하지만 매출과 연동된 품목별 영업요율로 변경됨에 따라 한 달에 약 500억 원 이상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과 센텀점 등 주요 매장의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절감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연말인사에서 임원의 약 20%가 퇴임해 올해는 인건비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는 2021년 매출 안정화와 판관비 절감을 통해 실적을 개선할 수 있다”며 “신세계 연결자회사인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은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 ‘샤넬’ 입점으로 방문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센트럴시티와 까사미아 등도 추가적 악재는 제한적이다”고 바라봤다.
신세계는 지난해 이뤄진 대규모 투자와 변경된 리스회계기준 적용으로 재무구조도 악화돼 있다.
2020년 9월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61.7%이며 총차입금 의존도는 38.9%로 주요 재무안정성 지표가 과거에 비해 저조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 올해 문을 열게 되는 신세계백화점 대전 엑스포점 투자(총 6천억 원)가 2019년부터 이루어지고 있으며 기존점 관련 투자 등도 연간 3천억 원 내외로 추진되는 점을 감안할 때 중단기적 재무부담은 올해도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차 사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는 말이 나온다.
차 사장은 위기관리 능력 측면에서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으로부터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 사장은 2018년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라이프스타일부문 대표를 지낼 때 까사미아 대표도 맡았는데 당시 ‘라돈 사태’를 잘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세계가 까마시아를 인수한 첫해인 2018년 7월 침대 매트에서 기준치가 넘는 라돈이 검출됐는데 이 제품을 한 달 안에 수거했고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이강서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신세계는 주력 사업의 영업현금흐름이 위축되고 지난해 신종자본증권 3670억 원을 상환함에 따라 단기적으로 재무지표가 저하됐고 당분간 저하된 재무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며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우수한 사업경쟁력을 기반으로 영업수익성이 재차 회복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