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부진한 실적에도 재신임을 받을 수 있을까?
2000년대 이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가운데 3년 넘게 임기를 이어간 사례가 드문 상황에서 권 사장이 두 번째 연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5일 증권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화투자증권은 2월 말 임원후보 추천위원회를 열고 권 사장의 재신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임원후보 추천위원회 일정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예전과 비슷한 시기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2019년 권 사장의 연임을 결정할 당시 같은 해 2월26일 임원후보 추천위원회를 열고 권 사장을 최종후보로 추천했다.
권 사장의 임기는 다음 달인 3월 주주총회까지다.
2000년대 이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가운데 임기를 3년 넘게 이어간 사례가 드물다는 점에서 권 사장의 재연임 여부에 업계의 시선이 몰린다.
진영욱 전 대표이사(3년7개월), 진수형 전 대표이사(3년)를 빼면 다른 대표이사들 모두 임기가 3년 미만이었다.
권 사장은 2017년 7월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에 오른 뒤 2019년 3월 연임에 성공해 3년 이상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권 사장은 두 번째 임기 동안 동남아시아 진출, 디지털 경쟁력 확보 등을 통해 한화투자증권의 성장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 사장은 2019년 4월 베트남 현지 증권사를 인수해 같은 해 12월 현지법인을 출범시켰다. 2020년 12월부터 싱가포르 법인도 영업을 시작했다.
아직 진출 초기 단계라 한화투자증권 실적에 보탬이 되기까진 시간이 걸리겠지만 해외 대체투자 기회 발굴 등을 위한 전초기지로서 역할이 기대된다.
권 사장은 블록체인 등 디지털 기술을 확보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2월 들어 국내 블록체인 기업인 두나무에 583억 원을 투자해 지분 6.15%를 확보했다. 2019년 싱가포르 블록체인거래소 ‘원익스체인지’를 운영하는 ‘캡브릿지그룹’에, 2020년 1월에는 태국 블록체인 핀테크업체 ‘라이트넷’에 투자하기도 했다.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분산해 처리하는 기술로 비상장주식거래, 거래 인증 등에 활용될 수 있다.
다만 한화투자증권이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 671억 원을 거뒀다. 2019년보다 31.9% 줄어든 수치다.
한화투자증권과 비슷한 자기자본 규모(1조 원대)를 지닌 하이투자증권(순이익 1116억 원, +31.4%), 현대차증권(순이익 946억 원, +31.7%), 교보증권(순이익 1040억 원, +24.6%)과 비교하면 더욱 아쉬운 실적이다.
권 사장이 2017년 7월 대표이사에 오른 뒤 한화투자증권은 2017년 순이익 557억 원, 2018년 724억 원, 2019년 985억 원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