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인터넷기업인 텐센트(텅쉰)가 대규모 대출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선다.

외국 게임사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한국 게임사들도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중국 텐센트 게임사 인수 위해 총알 장전, 넥슨 크래프톤도 후보 되나

▲ 텐센트 로고.


2일 블룸버그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텐센트가 최근 금융권과 60억 달러 규모의 대출을 논의하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지분투자용 자금을 마련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텐센트가 수십억 달러 규모를 들여 글로벌 지식재산(IP)을 갖춘 대형 게임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텐센트는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회사다. 텐센트가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잉여 현금흐름은 2018년 기준 904억1800만 위안(15조6206억 원)에 이른다.

텐센트는 그동안 실적 증가를 바탕으로 공격적 지분투자를 해왔다. 2020년에 지분투자한 회사 수만 모두 31개에 이른다.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흥행한 게임 ‘돈스타브’의 개발사 클레이를 인수했다. 프랑스 게임사 돈노드의 지분도 사들였다.

텐센트가 다음 인수 또는 지분투자 대상으로 한국 게임사를 선택할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다. 기존에도 한국 게임사 여러 곳에 투자하면서 영향력을 높여왔기 때문이다. 

텐센트는 크래프톤,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네시삼십삽분 등에 지분투자를 했다. 또 국내 게임사 액트파이브의 최대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앞으로 텐센트가 인수에 나서거나 대규모 지분투자를 시도할 수 있는 유력한 한국 게임사 후보로는 넥슨과 크래프톤이 꼽힌다.  

이 게임사들은 글로벌시장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지식재산을 갖추고 있다. 텐센트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관계도 있다.

넥슨을 살펴보면 중국에서 장기 흥행 중인 PC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 지식재산을 갖추고 있다. 텐센트는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퍼블리싱(유통·서비스)을 맡고 있다.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NXC 대표이사는 2019년 넥슨 매각을 시도했는데 당시 텐센트가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크래프톤은 글로벌 흥행작인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는 한국과 일본을 뺀 지역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퍼블리싱 사업자이기도 하다. 

텐센트는 2020년 3분기 기준으로 크래프톤 지분 16.4%를 보유한 2대주주다. 최대주주인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17.4%)과 격차는 1%포인트에 불과하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텐센트가 한국 게임사 인수를 시도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계속 돌고 있다”며 “경쟁사 넷이즈가 모바일게임업계에서 텐센트를 바짝 쫓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관련 지식재산을 갖춘 한국 게임사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블룸버그와 TMT파이낸스 등 외신들은 텐센트가 미국의 대형게임사 인수를 시도할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 대형게임사들은 모바일게임뿐 아니라 PC게임과 콘솔(게임기기)게임 쪽에서도 세계적 인지도를 갖춘 지식재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게임사 가운데 유력 후보로는 EA(일렉트로닉아츠)와 테이크투인터랙티브가 꼽힌다. 두 기업의 시가총액을 살펴보면 EA는 46조 원, 테이크투인터랙티브는 25조 원 규모다.

EA는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사로 스포츠게임을 비롯해 화려한 지식재산 라인업을 보유했다. 테이크투인터랙티브는 미국프로농구(NBA) 게임과 ‘GTA(그랜드테프트오토)’ 시리즈 등을 갖췄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