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콘텐츠 왕국인 모기업 CJENM의 힘을 빌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쓰일 다수의 지식재산(IP)을 확보할 길도 열어두고 있다.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서둘러, 모기업 CJENM 합종연횡에 힘받아

▲ 양지을 티빙 대표이사.


31일 티빙에 따르면 대형 지식재산(IP)과 오리지널 콘텐츠를 향후 성장수단으로 삼으면서 관련 콘텐츠를 확충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티빙의 이용자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넷플릭스나 웨이브와 비교하면 오리지널 콘텐츠가 부족한 만큼 약점 보완에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티빙의 2020년 월평균 순이용자 수는 241만 명으로 2019년보다 89만8천 명 늘어났다. 

전체 순이용자 수는 웨이브(334만2천 명)보다 적지만 증가폭은 웨이브(62만7천 명)보다 컸기 때문에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티빙은 29일 내보낸 첫번째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여고추리반’을 시작으로 올해 15편가량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기로 했다.  

앞으로 3년 동안 4천억 원을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경쟁사 웨이브가 2020년 600억 원을 오리지널 콘텐츠에 쓴 점을 고려하면 만만찮은 수준이다.

양지을 티빙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가 제일 잘하는 것은 K콘텐츠이고 그걸 더 잘할 수 있다면 승산이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티빙은 CJENM과 JTBC의 합작법인이다. CJENM은 국내 최대 규모의 콘텐츠 제작·유통기업이고 JTBC도 흥행 드라마와 예능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티빙도 합작법인 출범 당시 두 회사의 지식재산(IP)을 기반으로 각종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두 회사의 제작진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네이버도 CJENM과 협업관계를 구축하면서 티빙 합작법인에 투자할 방침을 세웠다. 

CJENM 관계자는 “네이버와 티빙 투자와 관련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에 티빙 시청권을 추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웹툰과 웹소설 등 원천 지식재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가 이 원천 지식재산을 제공하면 CJENM이나 JTBC에서 영상화한 뒤 티빙을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공하는 콘텐츠 수직계열화 구조가 완성될 가능성도 있다. 

엔씨소프트도 중장기적으로 티빙과 손잡을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엔터테인먼트사업과 관련해 CJENM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엔씨소프트는 팬덤사업 플랫폼 ‘유니버스’를 28일 내놨는데 향후 상황에 따라 이 플랫폼에 입점한 가수들의 비대면 콘서트를 티빙에 독점적으로 내보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의 영상화에 이전부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엔씨소프트의 게임 지식재산을 이용한 영상물이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만들어질 가능성도 열려있는 셈이다. 

콘텐츠업계 한 관계자는 “CJENM이 IT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면 티빙은 가입자 수가 늘어나는 효과뿐 아니라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하는 기회도 얻게 된다”며 “IT기업과 티빙 양쪽 모두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호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