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도시정비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주안10구역 재개발조합은 새 입찰을 원하는 쪽과 DL이앤씨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비용과 시간적 측면에서 낫다고 판단하는 조합원들로 나뉘어 있다.
시공사 교체를 반대하는 조합원들은 DL이앤씨의 공사비가 인근 지역에서 가장 낮은데도 불구하고 커튼월룩, 세대 마감 고급화 등이 적용된 점을 고려해 시공사를 바꿀 필요가 없다고 본다.
DL이앤씨와 조합이 원하는 공사비의 차이는 3.3㎡에 3만5천 원으로 총공사비로 따져봤을 때 15억 원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다.
19일 새로운 시공사 선정방법 의결을 위한 대의원회의가 열렸지만 찬성 13명, 반대 17명으로 부결되기도 했다.
반대표를 던진 대의원들은 8일 열렸던 시공사 해지 총회와 관련해 DL이앤씨가 절차적 하자를 문제삼아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신청을 냈기 때문에 새로운 시공자 선정절차를 진행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DL이앤씨는 "시공사 해지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더불어 관련 총회가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따지는 소송을 진행하겠다"며 "조합 내부에서도 시공사 지위 박탈과 관련해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시공사 지위 해지결정과 관련해서는 조합원 사이에 언쟁이 오가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DL이앤씨는 30일 또는 31일에 공사비 등과 관련된 설명회를 열어 조합원의 마음을 되돌리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설계에 따라 공사비를 제안했던 것"이라며 "절차가 적법하지 않았다는 판결이 내려지면 시공사 해지는 무효가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설계안 가운데 저렴한 것과 비싼 것이 있었지만 조합 측에서는 비싼 설계안만 놓고 시공사 지위 해지를 결의했다"며 "공사비 협의를 진행하던 가운데 갑자기 시공사 지위를 해지하겠다는 총회가 열렸기 때문에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교체를 원하는 조합원들은 DL이앤씨가 공사비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공사비를 인상하는 태도로 신뢰를 잃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DL이앤씨가 제안한 1차 공사비는 3.3㎡당 약 433만 원이었다. 2019년 계약 당시 공사비가 412만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5% 정도 늘어난 것이다.
DL이앤씨는 2차 제안에서 441만 원, 3차 444만 원, 4차는 448만 원으로 공사비를 높인 것으로 파악됐다.
7차까지 진행된 협의에서 DL이앤씨는 432만 원의 공사비를 제시했고 조합이 계약해지 관련 공문을 보내고 나서야 428만5천 원을 제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공사 해지가 적법하다는 판결이 내려지더라도 DL이앤씨가 다시 참여할 가능성은 남을 것으로 보인다.
조합 안에서는 새로운 시공자를 찾는 과정이 진행되더라도 다른 의견을 냈던 조합원들의 뜻을 감안해 DL이앤씨의 입찰 재참여가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주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치환 조합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시공사가 선정되면 곧바로 철거 후 착공과 일반분양을 진행할 수 있는 만큼 건설사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기존 시공사인 DL이앤씨의 입찰도 금지하지는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주안10구역 재개발사업은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1545-2번지 일대 5만11.3㎡에 임대주택 58세대를 포함해 1150세대를 짓는 사업이다.
2007년 추진위원회가 구성됐고 2008년 정비구역 지정, 2013년 5월 조합설립인가, 2016년 3월 대림산업(현 DL이앤씨) 시공사 선정, 2017년 건축심의 통과, 2018년 3월 사업시행인가, 2019년 5월 관리처분인가 등을 거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