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SK와이번스를 매각하고 인기 스포츠인 야구와 비교해 지원이 더 절실한 비인기 스포츠 종목들을 지원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 힘을 싣는다.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SK텔레콤의 야구단 매각에는 5G,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정보통신기술들과 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e스포츠 등 미래형 스포츠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사업적 계산도 깔려있다.
SK텔레콤은 26일 SK와이번스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고 밝히며 ‘대한민국 스포츠 육성TF’ 발족을 알렸다.
대한민국 스포츠 육성TF는 아직 소속과 인력 규모 등이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빙상과 펜싱 등 SK텔레콤이 기존에 지원해오던 비인기 스포츠 종목부터 새로운 영역 발굴까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한국 스포츠의 균형적 발전을 돕겠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나아가서는 한국 스포츠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도 힘을 싣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얻지 못하는 소외받는 스포츠 육성을 지원하는 것은 ESG경영을 강조하며 사회적공헌을 핵심 경영요소로 두고 있는 SK그룹의 경영철학에 부합한다.
SK텔레콤은 그동안도 수영, 빙상, 펜싱 등 종목을 후원하며 비인기 스포츠 선수 육성 등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대한민국 스포츠 육성TF는 이제 팀 구성을 시작하는 단계로 최고경영자(CEO) 직속 소속이 될 수 있고 경영전략팀 아래로 배치될 수도 있다”며 “SK텔레콤은 평소에도 아마추어 스포츠, 비인기 종목 선수들을 후원해왔던 만큼 신세계그룹으로부터 야구단 인수 제안이 왔을 때 신세계도 잘 할 수 있는 야구단은 양도하고 SK텔레콤이 특히 잘할 수 있는 부분들에 집중하자고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프로농구단 등 다른 스포츠단은 그대로 운영한다. 농구, 핸드볼, 펜싱 등은 야구와 비교하면 여전히 지원이 많이 필요한 종목들로 판단되는 점을 근거로 꼽았다.
SK텔레콤이 상징적 의미가 크고 팬층이 두터운 야구단을 매각한 데는 앞으로는 e스포츠 등 미래형 스포츠의 사업적 가치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스포츠는 비대면시대를 맞이하면서 성장 잠재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e스포츠는 SK텔레콤이 5G 가상현실, 증강현실기술 등을 적용한 콘텐츠부문 등으로 사업의 가지를 펼쳐나갈 부분이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SK텔레콤도 SK와이번스 매각 관련 보도자료에서 SK텔레콤의 정보통신기술과 결합한 미래형 스프츠의 발굴과 투자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e스포츠산업 규모가 2022년 29억6300만 달러로 해마다 평균 35% 넘게 증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한국 e스포츠산업 규모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한 해 평균 17.9% 성장했다.
SK텔레콤은 앞서 2004년 프로게임팀 ‘T1’을 창단했다.
2019년에는 T1을 모체로 미국 미디어그룹 컴캐스트와 함께 e스포츠전문기업 ‘SK텔레콤CST1’을 설립했다. SK텔레콤은 SK텔레콤CST1 지분 5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T1은 한국에서 리그오브레전드, 포트나이트, 하스스톤, PUBG(배틀그라운드), 도타2, 에이펙스레전드 등 게임리그에 참가하는 프로팀들을 운영하고 있다. 소속 프로게이머만 50여 명이 넘는다.
특히 리그오브레전드 프로팀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인 이상혁(페이커) 선수가 소속돼 있으며 수상경력도 화려해 명문팀으로 꼽힌다.
SK텔레콤은 컴캐스트와 합작법인을 세우면서 두 회사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5G·미디어 기술, 콘텐츠 제작 역량 등을 활용해 게임 영상 콘텐츠 제작·스트리밍 방송 서비스, 게임 관련 상품 판매 및 패션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을 세워뒀다.
SK텔레콤은 이밖에도 e스포츠팀 T1을 통해 국내외 다양한 기업들과 파트너십 관계를 맺고 있다.
독일 자동차기업 BMW가 T1을 후원하면서 두 회사는 e스포츠 선수들의 동체시력, 반사신경 데이터를 5G, 인공지능 바탕 기술을 개발하는 데 협력하고 있고 하나은행과 파트너십으로 T1 서울 강남구 신사옥 1층에 디지털금융서비스 체험 기회 등을 제공하는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26일 신세계그룹과 SK와이번스 야구단 매각 관련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본계약은 2월23일 체결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