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가 대어급으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롯데렌탈의 상장주관사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시선이 몰린다.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은 투자금융(IB)부문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대어급 상장주관을 놓고 기대감을 품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LG에너지솔루션과 롯데렌탈 상장주관사 자리를 따내기 위해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금용투자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롯데렌탈로부터 상장주관서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EP)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신한금융투자로서는 상장주관사 선정을 위해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업가치가 50조 원 이상으로 평가되는 초대형 공모주다. 롯데렌탈도 기업가치가 2조 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대어급이다.
기업가치가 조 단위인 대어급 기업의 상장주관사 자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이른바 빅3 증권사가 대부분 차지하면서 신한금융투자를 비롯한 다른 증권사들이 기회를 잡기가 어려웠다.
신한금융투자는 자기자본이 4조 원을 넘는 대형증권사이지만 기업공개(IPO)시장 순위에서는 상위권에서 벗어나 있었다. 2016년 대신증권과 함께 2800억 원 규모의 한국자산신탁 상장 대표주관을 맡는 등 중형거래는 다수 맡았지만 조 단위의 상장주관사로 선정된 적은 없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과 롯데렌탈로부터 입찰제안요청서를 받으면서 기회를 잡게 됐다. 신한금융투자가 LG에너지솔루션이나 롯데렌탈 상장주관사로 합류하면 처음으로 조 단위 기업의 상장주관을 맡아 경험을 쌓고 의미있는 트랙레코드를 추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롯데렌탈 상장주관사 선정을 놓고는 증권사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신한금융투자가 주관사단 합류를 노려볼 만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규모만 10조 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역대급 거래인 만큼 상장 흥행을 위해 다수의 증권사를 상장주관사로 포함시킬 가능성이 크지만 상장주관시장에서 강자로 꼽히는 증권사들이 연이어 배제되고 있다.
빅3 증권사 가운데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상장주관사를 맡고 있어 이번 LG에너지솔루션 상장주관사 후보에서 제외됐다.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을 벌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또 유력한 후보로 꼽혀온 NH투자증권이 입찰제안요청서를 받지 못했다는 말도 나온다. 삼성증권은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SDI가 LG에너지솔루션과 사업영역이 겹쳐 상장주관사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 등에게 가장 먼저 입찰제안요청서를 보낸 것으로 전해지기도 한 만큼 이 사장은 기대감을 품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렌탈 상장주관사 선정경쟁도 신한금융투자가 기대해볼 만하다. 롯데렌탈의 자회사 그린카는 쏘카와 사업영역이 겹치는데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쏘카의 상장주관사를 맡고 있어 주관사 선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신한금융투자는 롯데그룹이 발행하는 회사채를 놓고 해마다 전체의 10%가 넘는 물량을 맡으면서 롯데그룹과 우호적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사장이 LG에너지솔루션이나 롯데렌탈의 상장주관사 합류에 성공한다면 투자금융(IB)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힘을 받을 수 있다.
이 사장은 라임자산운용 펀드상품의 환매중단을 수습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을 안은 채 2020년 3월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후 리스크 관리 및 소비자 신뢰회복 등을 위해 힘써왔다.
임기 2년차인 올해에는 기업공개와 채권발행 등 전통적 IB(투자금융)사업부문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한 실적 개선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기업금융본부 산하에 IPO3부를 신설하면서 IPO부를 기존 2개에서 3개로 확대했다. 가용인력도 꾸준히 충원하고 있다.
또 커버리지본부에 산업별 커버리지 영업을 지원하기 위한 인더스트리팀을 신설해 경쟁력 강화를 꾀했다.
신한금융투자는 2020년 3분기까지 누적기준 1846억 원의 순이익을 거둬 2019년 같은 기간보다 8.7% 감소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