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과 SK그룹 사이 우호적 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신 SK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회사채 발행 등 SK그룹 계열사 관련 거래를 통해 채권자본시장(DCM)에서 SK증권의 존재감을 키우는 데 힘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과 SK그룹이 지난해 말부터 SK 브랜드 사용 재계약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SK증권과 SK그룹의 브랜드 재계약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계약을 매듭짓기 위한 절차 정도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계약이 완료되면 SK증권은 SK 브랜드 사용기한이 2023년까지 3년 연장된다.
김신 사장은 SK그룹과 우호적 관계를 강화하고 SK그룹 계열사들 관련 거래를 적극 받아 채권자본시장(DCM)에서 SK증권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해마다 가장 많은 회사채를 발행하는 대표적 기업집단이다.
SK그룹의 2020년 회사채 발행 규모는 약 7조5천억 원으로 현대차그룹(약 4조3천억 원), 롯데그룹(약 3조5천억 원), LG그룹(약 3조 원) 등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SK그룹 계열사들은 가장 많은 회사채를 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미매각 사례가 단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으면서 시장의 신뢰가 굳건하다는 점도 보여줬다.
SK증권은 2018년 SK그룹에서 분리됐지만 오히려 SK그룹 계열사의 회사채 발행을 주관하는 사례가 늘면서 탄탄한 신뢰관계를 입증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SK그룹이 발행한 회사채의 35%가 넘는 물량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힘입어 SK증권은 자본이 5천억 원대인 중소형 증권사임에도 불구하고 채권자본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블룸버그가 발표한 한국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SK증권은 2020년 채권자본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1.31%를 보여 2년 연속 4위에 올랐다.
올해도 SK그룹 계열사들이 5조 원이 넘는 규모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어 자금조달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큰 만큼 SK증권은 SK그룹과 우호적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SK증권은 1월에만 SK그룹 계열사 2곳의 회사채 발행주관업무를 맡으면서 채권자본시장 실적쌓기에 본격 돌입했다.
SK증권은 올해 회사채시장 첫 번째 주자로 나선 SK텔레콤의 대표주관사를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맡고 있다. 7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는 2천억 원 모집에 1조1700억 원의 주문이 몰려 흥행에 성공했다.
또 1월에 3천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대표주관 업무도 신한금융투자와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SK증권이 SK이노베이션의 회사채 발행주관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신 사장은 지난해 12월 SK증권 인사에서 유성훈 커버리지본부 본부장을 기업금융사업부 대표로 선임하면서 커버리지본부와 주식자본시장(ECM)본부를 모두 이끌도록 했다. 또 상무에서 전무로 올리며 힘을 실어줬다.
유 전무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SK그룹 재무실에서 근무하는 등 SK그룹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신 사장은 2020년 10월에 SK그룹이 주최한 ‘2020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 2년 연속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김신 사장은 SK그룹사 시절인 2014년부터 SK증권 사장을 맡으면서 SK그룹과 돈독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SK증권은 SK그룹이 2015년 8월 지주회사로 전환되면서 공정거래법상 금융·보험업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지 못하게 돼 매각절차에 들어갔다. 이후 2018년 7월 사모펀드 J&W파트너스에 매각되면서 SK그룹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